[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장수식품 `감자`
세계적인 장수마을로 유명한 파키스탄의 훈자 지역과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지방 주민들의 식생활을 조사해 본 결과 감자류를 주식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장수를 연구하는 한 의학연구소는 장수의 비밀은 바로 감자를 주식으로 하는 데 있으며, 장수자와 감자의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감자를 주식으로 먹고 있는 민족일수록 장수하는 자가 많은 것으로 입증되었다.
감자는 예로부터 장수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음식이다. 출출한 오후에 먹는 따끈한 감자 맛은 간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한두 개씩은 선뜻 먹게 되는 매력을 지닌 음식이다.
프랑스에서는 '땅의 사과', 독일에서는 '채소의 왕'으로 불리는 감자는 육식을 주로 하는 서양인들에게 끼니마다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주식의 하나다.
원래 남미가 원산지로,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후에 전 세계로 퍼졌다. 우리나라에는 19세기 초반에 들어와 당시 어려운 시절 구황식품으로 큰 역할을 했다. 감자는 한방에서 마령서(馬鈴薯) 또는 양우(洋芋)라고 부른다.
한방에서는 감자가 맛이 달고 성질이 평(平)하여 기운을 보하고, 소화기를 튼튼히 하는 작용이 있다. 약리 실험 결과 감자에서 추출한 프로테아제 저해물질이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감자 껍질에는 항암물질인 폴리페놀의 일종인 클로로겐산이 풍부히 함유돼 암과 관련된 세포의 돌연변이를 예방하는 작용이 있다.
일정한 소염작용과 해독작용, 간 기능 활성화 반응도 나타냈다. 백혈구 감소증에도 효과가 있어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유용한 식품으로 알려졌다.
민간에서는 다리를 삐었을 때 감자를 짓찧어 밀가루와 반죽한 다음 붙이기도 하고, 볼거리나 화상에도 짓찧은 감자를 붙이면 좋다. 특히 강한 햇빛에 손상된 피부에 감자 팩이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감자 생즙은 궤양 회복 작용이 있어 위궤양에 쓰기도 하고, 기관지 천식이나 피부병에도 응용하곤 한다.
감자는 몇 개만 먹어도 포만감을 일으킨다. 삶은 감자 100g당 칼로리가 84kcal로 쌀밥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고구마에 비해서도 녹말과 당분 함량이 적어 다이어트식으로 효과적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지방과 당의 흡수를 억제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며, 변비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소금, 즉 나트륨의 과량 섭취이다. 영양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이 칼륨보다 나트륨을 더 많이 섭취하는 유일한 포유류라 한다.
과거 수백만 년 동안 인류는 주로 과일과 채소를 통해 매일 7000mg의 칼륨과 600mg의 나트륨을 먹어 왔다. 현대인들은 2500mg의 칼륨과 무려 4000mg 이상의 엄청난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고혈압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의 하나가 된다.
이때 감자에 풍부히 들어있는 칼륨이 몸속에 과잉된 나트륨을 배출하여 적정선을 유지시키므로, 고혈압 환자의 음식으로도 적극 추천할 만하다.
또한 감자는 안정된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이다. 보통 비타민C는 열에 약하고 물에 녹기 쉽다. 하지만 감자에 들어있는 비타민C는 열을 가하면 녹말질이 막을 만들기 때문에 조리 후에도 비타민C가 덜 파괴된다. 감자는 보관 중에도 비타민C가 별로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항상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구마와 마찬가지로 삶은 감자는 입자가 곱고 치밀한 관계로 혈당 상승지수(G.I)가 높다. 따라서 급격한 혈당 상승을 유발해 당뇨 환자에게는 해로울 수 있다. 그러나 즙 형태로 전분을 제거하고 마실 경우에는 오히려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다른 야채나 구근류도 마찬가지이지만 감자도 단단하고 신선한 것이 좋다. 곰팡이가 피거나 빛에 노출된 채로 오래된 감자는 태아의 무뇌증이나 척추 기형 등의 원인이 되므로 신선할 때 바로 섭취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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