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IPO… 상장사 절반 배만 곯았다

신하연 2024. 10. 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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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IPO 18개사 중 9곳 하회
이노스페이스, 56.93% 반토막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무의미
[사진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도 얼어붙고 있다. 하반기 새로 상장한 기업 중 절반이 현재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장 전 수요예측이나 공모청약에서는 양호한 경쟁률로 기대를 키웠으나, 막상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종목은 총 26개로, 이 중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과 리츠를 제외한 IPO 기업은 18개사다.

이들 종목의 상장 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18곳 중 절반인 9곳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했다.

수익률이 가장 낮은 종목은 하반기 IPO 첫 스타트를 끊은 우주 기업인 이노스페이스다. 지난 8일 종가는 1만8650원으로 공모가(4만3300원) 대비 반토막(56.93% 하락)이 났다.

지난 8월20일 상장한 케이쓰리아이도 8일 종가가 공모가(1만5500원)보다 56.52% 떨어진 6740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아이스크림미디어(8월30일 상장, -49.66%) △하스(7월3일, -41.13%) △아이빔테크놀로지(8월6일, -40.20%) △피앤에스미캐닉스(7월31일, -37.32%) △유라클(8월16일, -35.52%) △뱅크웨어글로벌(8월12일, 34.38%) △엑셀세라퓨틱스(7월15일, -19.40%) 등도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올해 3분기 공모주를 받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었다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실현 물량 및 유통물량이 매매되면서 상장초기에 하락한 것도 있지만, 최근 주가지수 하락이 반영되면서 추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 중에서도 M83(8월22일, 1.56%), 전진건설로봇(8월19일. 0.18%), 시프트업(7월11일, 1.83%) 등은 공모가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강보합 수준에 그쳤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30일 상장한 제닉스 역시 8일 종가가 공모가(4만원)보다 0.25% 오른 4만100원이다.

문제는 상장 후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종목의 상당수가 IPO 과정에서의 기관 수요예측에서 양호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는 점이다. 3분기 수요예측 경쟁률은 796대 1로, 전분기(768대 1)대비 소폭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IPO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제 상장 전 시장의 '옥석가리기'도 무의미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청약에서 기대를 모았던 종목도 마찬가지다.

의료용 재활로봇 전문기업 피앤에스미캐닉스는 지난 8월 일반청약 경쟁률이 1585.92대 1을 기록, 청약 증거금을 5조8877억원 모으는 등 기대주로 주목받았으나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40% 가까이 밑돌고 있다.

아이빔테크놀로지 역시 7월 일반청약에서 10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증거금을 3조원 넘게 들어왔으나 현재 공모가 대비 주가 하락률은 40%에 달한다.

통상 금리인하는 공모주 투자 심리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하반기 IPO 대어 케이뱅크, 더본코리아 등 상장이 예정돼 있지만 시장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3분기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시가와 종가 평균 상승률은 모두 상반기 대비 감소했다. 이 기간 IPO 기업의 상장 첫날 평균 시가 상승률은 공모가 대비 43.7 상승해 직전분기(83.1%) 대비 반토막났다. 올해 1분기(168.0%) 대비로는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상승률 평균은 24.6%로, 역시 1분기(119.9%)와 2분기(64.8%) 대비 큰 폭으로 낮아졌다.

박세라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3분기 IPO 기업 수, 수요예측 및 청약 경쟁률, 공모가 밴드, 수익률 모두 전 분기 대비 둔화한 수치를 보여줬다"며 "1분기 과열됐던 공모주 시가 및 종가 수익률이 하향 안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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