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입`에 휘둘리는 與…野 "국정농단 자백하라"

전혜인 2024. 10. 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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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에 동행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관계자로 알려진 명태균씨 문제를 두고 보수 진영이 진통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냈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대통령실이 명씨의 소개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뒤늦게 명씨에 대해 선 긋기에 나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야당 주도로 김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살펴보기 위해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명씨,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증인으로 의결됐지만 이들 세 사람은 모두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전 행정관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됐다. 이 의원은 김 여사가 당시 공천관리위원이었던 이 의원을 통해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김 전 행정관 녹취록이 공개되자 고소했다. 명씨와 김 전 위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명씨는 해당 의혹이 보도되며 이름이 알려진 후부터 수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22년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서초동 자택을 수시로 방문했으며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기여했다는 등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동시에 '내가 입을 열면 세상이 뒤집힌다', '내가 (감옥에) 들어가면 한 달 만에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등 경고성 발언도 하고 있다.

논란 초기에는 대응을 자제해 왔던 대통령실도 최근 직접적인 언급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태균 씨를 만나게 됐다"며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자택에서 만난 것은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명 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명씨를 데리고 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을 지칭한다고 설명하면서 이 의원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준석이 명태균 사장을 윤석열 총장에게 소개했다면서, 명태균 사장이 이준석한테 윤석열 총장에게 사과하라고 하냐"며 본인과 명씨의 당시 문자메시지 화면을 첨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을 향해 "추후 거짓이 다시 나오면 모든 수단을 통해 거짓을 입증하겠다"고 했다.

명씨가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지칭한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윤 대통령이 처음 만날 적에 밥 먹자고 해서 갔더니 거기 명씨가 있었다"며 "명씨가 메신저를 한 게 아니라 윤 대통령이 직접 만나자고 한 것"이라고 했다. 또 명씨가 본인을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서도 "내 이름을 거론하는 게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 인사들은 명씨 논란을 '구태정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수 유력 정치인이 정치 브로커에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국민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도 같은 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명씨에 대해 "정치 거간꾼의 한마디 한마디에 여권 기상도가 달라진다는 것은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명씨를 '비선실세', '국정농단' 관련자로 언급하며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왜 선출되지 않은 권력들의 국정농단으로 국민이 고통받아야 하나"라며 "명 씨와 김 여사가 도대체 어디까지 개입해 국정을 농단했는지, 더 늦기 전에 모두 자백하라"고 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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