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계단 대신 엘리베이터…경사진 산동네에 “경사 난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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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가에 호랑이가 자주 나타난 마을이라서 '호천'이라는 이름이 붙은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의 호천마을은 만리산(해발 120.4m) 기슭에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산복마을(산 중턱에 있는 마을)이다.
관할 지자체인 부산진구는 노인이 많은 호천마을 주민의 이동 복지를 위해 2021년 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를 추진했다.
현재 부산에 있는 산복마을에 설치된 승강기 등 이동 편의시설은 서구 6곳, 중구 4곳, 동구 2곳, 부산진구 1곳 등 모두 1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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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가에 호랑이가 자주 나타난 마을이라서 ‘호천’이라는 이름이 붙은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의 호천마을은 만리산(해발 120.4m) 기슭에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산복마을(산 중턱에 있는 마을)이다. 여느 산복마을처럼 노인들이 많이 살지만 야경 명소로도 이름난 곳으로 드라마 ‘쌈, 마이웨이’ ‘라이프 온 마스’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9일 호천마을 들머리.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100여m 떨어진 이곳에는 엘리베이터 1층 승강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달 24일부터 가동을 시작한 15인승 ‘호천마을 경사형 엘리베이터’다. 엘리베이터 옆 골목에는 위쪽으로 올라가는 200여개 계단이 보였다.
“영감 밥 차린다고 마을 아래 골목시장에 장 보러 이 길을 오간 세월이 50여년인데, 일로(계단으로) 올라가면 날이 선선해도 땀이 그냥 팥죽같이 난다. 무릎도 아프고. 그런디, 이제는 엘리베이터 덕분에 편안하게 다녀온다이가. 우리 동네에 경사 난 기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주민 장순엽(74)씨가 말했다.

15인승 엘리베이터에 타고 올라가는 조작 단추를 누르자 경사도 40도(각도 약 21.8도)의 오르막을 따라 위쪽 2층 승강장까지 52m를 사람 걷는 속도로 천천히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밖으로는 여러 색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부산항 북항과 바다도 보였다.
2층 승강장 근처에서 만난 정경자(80)씨는 “(승강장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볼만하다. 경치 좋고, 공기도 좋고, 마을 구경하기도 편해졌다. 사람(관람객)도 자주 찾아오면, 노인만 사는 마을에 활력이 돌 듯해 기대된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인 부산진구는 노인이 많은 호천마을 주민의 이동 복지를 위해 2021년 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를 추진했다. 호천마을에는 60살 이상 주민이 전체(1260여명)의 58%(740여명)에 달한다. 지난 8월 공사를 마치고 시범운행 뒤 지난달 24일부터 매일 새벽 5시부터 자정까지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운행하고 있다. 사업비는 31억1100만원이 들었다.

이처럼 부산 산복마을에 엘리베이터 등 주민 이동 편의시설이 잇따라 설치된다.
동구는 내년까지 초량 48계단, 수정산가족체육공원, 좌천아파트, 이중섭 계단 등 4곳에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후 경남여고와 부산동여중 등 4곳도 이동 편의시설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초량 168계단의 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도 11월까지 마무리하고 운행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2014년 부산 최초 산복도로 이동 편의시설인 모노레일이 설치됐지만, 잦은 고장으로 운행이 중지된 상태다. 영도구도 올해 말까지 산복마을인 신선마을에 수직형 승강기 설치 실시설계 용역을 마치고, 내년 1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상대적으로 고령자가 많은 산복마을에 안전사고 예방과 보행 약자 이동권 보장을 확대할 필요성이 높다. 관광객 접근성도 올려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에 있는 산복마을에 설치된 승강기 등 이동 편의시설은 서구 6곳, 중구 4곳, 동구 2곳, 부산진구 1곳 등 모두 13개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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