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화폐 폐기물의 재탄생

2024. 10. 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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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정말 역대급으로 더웠다.

공사는 연말까지 화폐 폐기물로 만든 일부 굿즈를 판매하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사업화할 계획이다.

그럼 해외에서는 화폐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까? 미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도 화폐 폐기물을 활용한 굿즈를 만들고 있지만 대부분 단순히 화폐를 세절해 기념품으로 활용하는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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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정말 역대급으로 더웠다. 이번 더위는 118년 만의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지난 추석까지 이어졌다.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범세계적인 숙제로 떠오른 가운데 화폐를 만들고 있는 공사 역시 탄소 감축을 위한 고민이 크다.

연간 화폐 제조와 유통 과정 중에 발생하는 폐기물은 약 500t에 달하는데, 이는 10t트럭 50대 분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이러한 막대한 양의 화폐 폐기물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었을까? 그간 화폐 폐기물은 대부분 소각 처리됐고, 이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1년부터 중소기업과 협업해 화폐 폐기물 일부를 콘크리트 보강재로 재활용(리사이클링)하고 있던 공사는 요즘 새로운 발상을 시작했다. 단순한 '리사이클링'을 넘어 버려진 자원에 아이디어를 더해 보다 가치 있는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을 하면 어떨까?

화폐의 원료인 면화(cotton)는 목재로 된 일반 종이에 비해 광택이 나고 부드러운 촉감을 가진 고급 소재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

특히 공사는 모든 사람들이 돈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폐기된 돈을 재활용한 다양한 굿즈를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공사 기술연구원과 협력 중소기업은 돈달력, 돈방석, 돈가방 등의 생활용품과 필기구, 그립톡, 키링 등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팬시 용품과 같은 기념품을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으로 시제품을 만들어보고 있다.

실생활에 쓰임이 많은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화폐 폐기물 굿즈 공모전을 개최해 참신한 아이디어도 모았다. 공사는 연말까지 화폐 폐기물로 만든 일부 굿즈를 판매하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사업화할 계획이다.

그럼 해외에서는 화폐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까? 미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도 화폐 폐기물을 활용한 굿즈를 만들고 있지만 대부분 단순히 화폐를 세절해 기념품으로 활용하는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비해 공사는 실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굿즈를 제작하는 화폐 업사이클링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고 한다. 물론 굿즈로 만들기 어려운 화폐 폐기물은 콘크리트 보강재 등 산업용 재활용 자원으로 사용하는 '리사이클링'을 지속할 것이고, 어디에도 사용하기 어려운 폐기물은 최소화해 소각할 것이다. 이러한 단계적 접근을 통해 우리는 화폐 폐기물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지구 살리기 운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사는 화폐 폐기물 굿즈의 시제품이 나오면 한국은행과도 협의해 적용 범위를 확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사의 화폐 제조 과정에서부터 국민들이 사용한 후 훼손되어 한국은행으로 돌아오는 폐은행권까지 화폐 제조·유통의 모든 과정에 있어 업사이클링과 리사이클링이 가능해질 것이다.

화폐 폐기물 굿즈 사업은 화폐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상품권이나 수표 등 기타 유가증권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고, 그 수익금을 기부하여 다시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공사의 이러한 노력들이 사회적 가치 실현과 순환경제에 앞장서는 모범사례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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