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네 거실서 칼국수 `후루룩`…단독주택의 특별한 변신

이윤희 2024. 10. 9. 16: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래된 단독주택은 거주가 불편하고 관리가 힘든데다 거래도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부동산 자산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도심의 단독주택을 팝업스토어나 식음(F&B) 매장 등으로 연출한 공간들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용도변경 통해 일반 식당·팝업 스토어 등 활용
신선한 건축 양식이 2030 이끌어
서울 종로구 안국동 식당 '신라제면'의 모습. [디지털타임스 이윤희 기자]
서울 중구 장충동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의 모습 [디지털타임스 이윤희 기자]

오래된 단독주택은 거주가 불편하고 관리가 힘든데다 거래도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부동산 자산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도심의 단독주택을 팝업스토어나 식음(F&B) 매장 등으로 연출한 공간들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자사의 70년 화장품 연구 역사를 정리한 팝업형 기획 전시 '뷰티 과학자의 집' 을 열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마련된 공간은 지하1층~지상 2층의 건물과 정원으로 조성된 단독주택이다. 전직 백병원 이사장이자 인제대 초대총장인 백낙환 씨의 자택이었던 것을 2022년 말 아모레퍼시픽이 매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제2종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을 한 뒤 상설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대지 677.7㎡ 규모의 이 집을 당시 143억5781만원에 매입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뷰티 과학자의 집' 바로 옆 건물을 2018년 매입해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으로 운영 중이다. 이 건물은 1960년대 지어진 지하1층~지상 3층 규모의 단독주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북촌 지역에서 한옥 공간인 '설화수의 집'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인근 안국동에는 경북 경주 황리단길 맛집으로 서울에 진출한 '신라제면'의 안국동지점이 문을 열었다. 생바지락칼국수와 낙지비빔칼국수, 감자전 등이 대표 메뉴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식당도 과거에 '프로스펙스' 브랜드로 유명한 국제그룹 양정모 회장 일가의 사저였다. 이후 1988년 이후 한정식집 '향가'로 운영되다가 최근 '신라제면'이 새 임차인으로 들어왔다.

과거 고급 단독주택촌이던 중구 장충동 일대도 이같은 공간들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지난달 개점한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은 1960년대 지어진 단독주택 건물을 스타벅스의 10번째 리저브 전용매장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이 공간은 대선제분 창업주 박세정 회장 일가가 4대에 걸쳐 살았던 집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은 김수근 이전 국내 1세대 건축가로 불리는 나상진에 의뢰해 1963년 설계하고 1966년 6월 1일 완공했다.1950~1970년대에 활동한 나상진은 국내 최초의 골프 클럽하우스인 능동 어린이대공원 꿈마루와 광장동 워커힐호텔 본관을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지점 가까이 위치한 유명 브런치 카페 '콘드에뻬뻬' 매장은 태광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식진 씨 일가의 단독주택을 개조해 운영되고 있다. 파스타와 브런치 메뉴가 메인 메뉴인 이곳에는 주말마다 '젠지(Gen-Z )'들이 줄을 서는 브런치 명소다. 현재도 이 자산의 소유주는 태광산업주식회사다.

이처럼 아파트에 비해 주거 편의성은 떨어진다고 여겨지는 단독주택이 용도변경을 통해 새로운 리테일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문화가 익숙한 2030 젊은이들에게 단독주택 특유의 분위기가 보다 특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봤다. 유승종 라이브스케이프 대표소장은 "몇년 전 한옥 리테일 공간의 유행처럼 어딘가 '다른' 공간이라는 소구점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 총수의 집 등 남의 가정집이라는 내밀한 공간을 경험하는 일이 쉽지 않은 데다, 젠지 소비자들은 아파트에서 자라 단독주택이란 건축 양식이 주는 신선함이 더욱 매력으로 작용한다"며 "주택 보유자 중에서도 땅값이 오르는 도심의 주택을 당장 매각하거나 개발하기보다는 용도변경을 해 임대를 놓으면서 시간을 벌고자 하는 수요가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이윤희기자 stel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