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호, ‘역습의 정석’ 요르단의 강한 압박-날카로운 역습에 어떻게 대응할까

이정호 기자 2024. 10. 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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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김민재가 전방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2024.1.31 연합뉴스



8개월 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상대한 요르단은 강했다. 당시 한국축구는 요르단을 두 차례 만나 모두 승리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맞대결에서 2-2로 비겼고, 준결승전에선 0-2로 완패했다. 역대 최고의 멤버라는 자신감 속에 64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한국(당시 기준 23위)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보다 아래로 평가받는 요르단(87위)에 사상 첫 패배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아시안컵에서 경험한대로 요르단은 까다로운 상대다. 야잔 알나이마트(알아라비)와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를 중심으로 한 요르단의 공격은 역습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강한 체력과 스피드로 공격 진영부터 강하게 압박했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우리 수비라인이 허둥대다 허물어졌다.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가 끊기는 바람에 골이나 다름없는 위기 상황을 수차례 맞았다.

요르단 공격수들은 빠르면서도 조직적일 뿐 만 아니라 한 번 공을 빼앗았을 때 골문으로 향하는 슈팅 마무리까지 흠잡을 곳이 없었다. 조별리그 코너킥 실점 상황처럼 세트피스 때 약속된 플레이도 위협적이다.

설욕을 벼르는 8개월 만의 요르단전 리턴매치에서 관전 포인트는 결국 수비에 있다. 한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요르단전에서 4-4-2 포메이션으로 수비라인을 이기제-김민재-정승현-설영우으로 구성했는데, 당시 합격점을 받을 만한 선수는 대인방어에서 밀리지 않은 김민재 뿐이었다.

준결승에서는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게 되면서 포백에 설영우-김영권-정승현-김태환이 나섰자, 중앙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는 박용우(알아인)가 2경기 모두 그라운드를 지켰지만, 고립되면서 1차 역습 저지선을 만들지 못했다는 평가다.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요르단 후세인 아무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2.7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황희찬과 무사 알타마리가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2024.2.7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은 부담스러운 요르단 원정에서 일단 공격 보다 수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손흥민이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함에 따라 김민재를 ‘주장’으로 선임하며 힘을 실어줬다.

수비형 미드필더진에 조금 더 실험적인 기용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난 9월 A매치에는 이 자리에 정우영(울산)과 박용우가 포함됐지만, 이번에는 박용우만 부름을 받았다. 대신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꾸준히 출전하는 권혁규(히버니언)를 처음 선발했다. 권혁규는 대표팀에서 희소성이 높은 1m92의 장신 미드필더로 스피드도 겸비해 요르단과의 거센 압박에 대처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백승호(버밍엄시티) 역시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인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용이 가능한 선수다.

홍 감독은 현지 훈련을 통해 중원에서 선수들간 거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수비형 미드필더가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줬다.

요르단은 아시안컵 도전 역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둔 후세인 아무타 감독이 자진 사임함에 따라 자말 셀라미 감독과 동행하고 있다. 셀라미 감독은 아무타 감독과는 비슷한 축구 철학과 전술을 펼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각각 선제 골과 추가 골을 넣었던 요르단 공격의 핵심 자원 알나이마트와 알타마리의 출전이 쉽지 않은 점은 호재다. 알나이마트와 알타마리는 현재 각각 갈비뼈 골절, 발목 인대 파열 부상으로 재활 중인데, 그럼에도 일단 10월 A매치 소집 명단에는 이름이 올라있다.

요르단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은 10일 오후 11시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축구는 이번 요르단전에서 아시안컵 설욕과 함께 조 선두 복귀를 노린다. 한국은 지난 9월 3차 예선 1·2차전 팔레스타인(홈·0-0), 오만(원정·3-1)에서 1승1무의 성적을 내 조 2위(승점 4점·골득실 +2·3득점)에 올라있다. 똑같이 1승1무를 기록한 요르단(승점 4점·골득실 +2·4득점)이 다득점에서 앞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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