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람다 등 전문기업과 협력…글로벌 AI 컴퍼니 실현

이승우 2024. 10. 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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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왼쪽)와 람다 창업자인 스티븐 발라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컴퍼니’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자강’과 ‘협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고, AI 밸류체인 3대 영역인 AI 반도체, AI 인프라, AI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AI 서비스의 기반인 AI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람다,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 같은 글로벌 전문 기업들과 협력 중이다.

먼저 람다와 ‘AI 클라우드 공동 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지난 8월 체결했다. AI 엔지니어들이 2012년 설립한 람다는 엔비디아로부터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받아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형 GPU(GPUaaS) 기업이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람다의 주요 고객사다.

유영상 대표

SK텔레콤과 람다는 오는 12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GPU H100을 배치할 계획이다. AI 시장 성장으로 국내 GPU 수요가 급등하는 것을 감안해 3년 안으로 GPU를 수천 대 이상까지 늘리고 최신 GPU 모델인 H200도 조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가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엔비디아 단일 GPU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GPU 팜’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SK브로드밴드는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살려 고밀도 GPU 서버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GPU 서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가산 데이터센터의 랙 당 전력밀도를 국내 최고 수준인 44㎾로 구현할 계획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랙 당 평균 전력밀도인 4.8㎾의 약 9배에 달한다.

SK텔레콤은 람다 GPU 자원을 기반으로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인 GPUaaS도 오는 12월 출시한다. 기업 고객이 AI 서비스 개발이나 활용에 필요한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통해 가상 환경에서 자원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높은 GPU를 직접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기업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사용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GPUaaS 시장은 올해 43억1000만달러에서 2032년 498억40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량의 데이터 학습이 필요한 대규모언어모델(LLM) 특성에 따라 더 많은 GPU가 요구되고, AI 클러스터 구축의 난이도와 복잡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적인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자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SGH에 2억달러(약 27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보통주 전환을 통해 약 10%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AI 투자 중 최대 규모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SGH는 대규모 GPU 서버로 구성된 AI 클러스터를 설계·구축·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수천~수만개의 GPU로 구성된 AI 클러스터를 설계하는 데 강점이 있다. 이밖에도 서버·랙·네트워크·스토리지 설치 및 성능 최적화, AI 클러스터 모니터링·유지보수 등 AI 클러스터의 설계부터 구축·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른다. 메타 등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AI 클러스터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데이터센터 관리 시스템, 액침냉각 등 솔루션에 SGH의 AI 클러스터 구축·운영 역량을 더하면 시너지가 커질 전망이다. 양사는 산업용 특화 에지 솔루션에 통신 인프라와 AI를 접목한 텔코 에지 AI 솔루션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AI 분야에 투자한 금액만 3억달러를 웃돈다”며 “AI 반도체, AI 인프라, AI 서비스 등 3대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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