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확대·인력 감축… 캐즘 뚫는 K-배터리

박한나 2024. 10. 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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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성장정체)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가 '허리띠 졸라매기'와 수주 확대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수조원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삼성SDI은 수주 기반의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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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벤츠에 수조원대 공급
삼성SDI, 북미서 합작공장 가동
SK온, 희망퇴직 등 조직슬림화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그래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전기차 캐즘(일시적 성장정체)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가 '허리띠 졸라매기'와 수주 확대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수조원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삼성SDI은 수주 기반의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SK온 역시 재무 구조 개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3사는 이번 보릿고개만 넘기면 다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한 44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4660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77억원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번 분기에는 반등의 실마리를 만들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129.5% 증가했다.

이는 지난 7일 기준 에프앤가이드 등 시장 전망치인 4200억원을 상회한 수준이다. AMPC를 제외한 적자도 지난 2분기(-2525억원)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였다.

이는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서 수주한 전기차 배터리의 공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연이은 배터리 공급 계약으로 캐즘에도 중장기적인 돌파구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르노와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의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에 이어 3개월 만에 메르세데스 벤츠 계열사와 2028년 1월1일부터 10년 동안 총 50.5GWh 규모의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물량을 감안하면 수조원대의 계약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주요 고객사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가동률 개선과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비용 절감 노력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개선된 것으로 분석한다"며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 중심의 출하량 증가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매출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 물량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주목받는 46시리즈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에 공급될 46시리즈는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두 번째 단독공장에서 생산해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리조나 공장은 36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과 17GWh의 ESS 생산 공장으로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와 SK온 또한 여전히 실적 반등을 이끌지는 못했지만, 희망의 불씨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74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4.82% 감소한 수치다. 출범 이래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SK온은 이번 분기도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대신 수주 기반의 증설 전략을 바탕으로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당장 오는 4분기에 미국 완성차업체인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1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삼성SDI가 북미에서 배터리 합작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했지만 조기 가동하면서 AMPC 수혜액은 지난 2분기 79억원에서 점점 늘어날 것으로 에상된다.

SK온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 슬림화를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출범 3년을 맞아 첫 희망퇴직을 하기로 했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연봉의 50%와 단기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기개발 무급휴직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관세 부과에 따른 유럽 감소세 둔화와 미국 매출 증가세 지속로 내년에는 한국 셀 메이커들의 배터리 출하량에 긍정적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매출 성장세의 회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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