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교감하며 휴식… 지친 마음 속 희망 채워요

신하연 2024. 10. 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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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세컨포레스트' 팝업
미디어 파사드로 가상 숲 구현
치유 요가·테라리움 체험 운영

"매일매일 일과 사람에 치여 하루를 '산다'기 보다 '버텼'던 것 같다. 멀리 떠나 좀 쉬고 싶어도 쏟아지는 업무에 손이 부족한 상황이라 휴가를 내기도 어려웠다. 서울 한복판, 회사에서 가까운 성수동에서 자연 그대로의 숲을 느낄 수 있다니 꿈만 같다."

'세컨포레스트 : 디지털 치유정원(이하 세컨포레스트)' 팝업에 방문한 직장인 A씨는 "올해 들어 처음 웃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번아웃(탈진 증후군)이 심해지면서 최근 우울증 위험 진단까지 받았다. 하지만 세컨포레스트 정원 체험 및 치유 요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치매 환자 보호자 B씨도 세컨포레스트 팝업에 방문, 이동의 제약 등으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자연 풍경을 맘껏 즐기고 테라리움도 만들며 선물 같은 하루를 보냈다. B씨는 "남편이 치매에 걸리고 긴 투병 생활이 시작되면서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며 "숲에 직접 갈 순 없지만 세컨포레스트를 통해 대리만족할 수 있었고 오랜만에 풀과 나무, 꽃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도심 속에 피어난 치유의 숲'. '세컨포레스트' 팝업이 일주일간 약 1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감했다.

두나무가 지난 8월31일부터 9월7일까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서 선보인 세컨포레스트 팝업은 삶에 지친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힐링 공간으로 주목 받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관람객들 사이에선 '풀과 나무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실제 숲을 걷는 느낌이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짧게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았다', '자연을 보고 있으니 회사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며 호평이 쏟아졌다. SNS 상에도 방문 인증샷과 후기가 활발하게 공유됐다.

세컨포레스트는 두나무가 2022년부터 매년 진행해 온 산림 복원 캠페인이다. 메타버스 내 심은 가상 나무를 실제 산불 피해 지역에 식재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으며, 2023년 OECD 공공혁신협의체(OPSI)에서 대한민국 공공분야 정부혁신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OECD의 OPSI는 매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부·학계·민간·시민사회 등이 협력해 이뤄낸 정부혁신 우수사례를 선정하고 있는데, 세컨포레스트는 민·관이 함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산림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새로운 방식의 시민 참여를 선도했다는 점에서 혁신성을 인정 받았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비대면에서 대면 채널 위주로 바뀌면서 '세컨포레스트'가 전환점을 맞았다. 두나무는 자연은 사람이 치유하고 사람은 자연이 치유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 리브랜딩의 방향을 일상과의 융화로 잡았다. 자연과 사람 간 진정한 조화와 공존을 도모하고 회복의 선순환을 이룩하고자 함이다.

두나무는 캠페인의 범위를 자연에서 사람까지 확장하고, 커뮤니케이션 트렌드 변화에 따라 플랫폼과 프로그램 운영 방식도 현실에서의 실질적 활용, '시민 참여 확대'에 초점을 맞춰 개편했다. 가상과 현실의 단순 연계를 넘어 '가상의 숲'을 우리가 실제 삶을 영위하는 도시에 조성함으로써 남녀노소 모두가 세컨포레스트에 담긴 치유와 희망의 메세지에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롭게 탄생한 세컨포레스트의 테마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숲과 정원'이다. 직업 혹은 신체적 사유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이들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도록 대한민국 산천 곳곳의 다채로운 풍경들을 미디어 파사드 영상으로 제작, 가상의 숲을 구현했다. 오감을 통해 숲의 활기와 생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현지에서 공수한 꽃과 나무·흙을 활용, 전시 공간의 벽과 바닥을 꾸미고 특별하게 조향한 향기까지 더했다.

리브랜딩을 기념해 열린 세컨포레스트 팝업에서는 숲·정원 체험 외에도 △나만의 퍼스널 치유정원 알아보기 △나만의 퍼스널 치유향기 알아보기 △위로 음악회 총 세가지 기본 프로그램과 △직장인 대상 치유 요가 △치매 환자 보호자 대상 테라리움 등 특별 프로그램들이 운영됐다. 지난해 서울 금천소방서, 서울재활병원 등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재해·재난 대응 공무원 및 환자들을 위해 선보였던 프로그램들을 한 단계 발전시켜 일반 시민들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했다.

방문객들은 MBTI처럼 간단한 성향 테스트를 통해 각자에게 잘 맞는 정원을 선택해 체험하고, 향기를 활용한 책갈피를 만들며 자연과 교감했다. 성수 인근 직장인들은 치유 요가 프로그램에 참여해 장시간의 고된 업무와 스트레스로 뒤틀렸던 몸과 마음을 재정비했고 간병으로 지친 치매 환자 보호자들은 테라리움을 꾸미며 휴식을 취했다. 팝업 기간 중 열린 위로 음악회는 감미로운 대금 선율과 한국 무용 특유의 부드러운 선을 통해 자연이 가진 무한한 에너지를 연출,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실제 팝업을 방문한 이들의 90%가 세컨포레스트를 통해 지친 마음을 치유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이후 재방문 의사를 밝힌 이들도 97.7%에 달했다. 첫번째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세컨포레스트 : 디지털 치유정원'은 이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위험 직군 종사자 및 교통 약자들을 위해 병원, 소방서, 복지시설 등으로 이전 조성될 예정이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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