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자극한 무쇠소녀단…‘어라? 10km가 뛰어지네?’

김미영 기자 2024. 10. 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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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의 갱년기? 갱생기!
7. 러닝 열풍 대열에 동참해보니
tvN 예능 프로그램 ‘무쇠소녀단’. tvN 누리집 화면 갈무리
‘김미영의 갱년기? 갱생기!’는
완경(폐경)을 앞두고 있거나, 경험한 40~60살 여성(feat. 남성 포함)을 위한 한겨레만의 콘텐츠입니다. 갱년기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49살 김미영 기자의 생생한 체험담과 함께 여러분의 갱년기를 ‘갱생기’로 바꿔줄 각종 방법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격주 수요일 오전 11시 찾아뵙겠습니다.

ep1. ‘무쇠소녀단’ 너무 재미있어요!

요즘 ‘무쇠소녀단’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어요. 진서연, 유이, 설인아, 박주현이 이달 통영에서 열리는 철인 3종 경기 완주를 목표로 훈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평소 수영과 자전거 타기를 틈틈이 하던 제게 주변 사람들이 “달리기만 하면 철인3종도 가능하겠네!”라고 했었어요.

제 50살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로 ‘철인 3종’ 도전을 목록에 올려놓았던 터라, 더욱 흥미롭게 시청할 수밖에 없어요. 수영선수 출신으로 수영은 잘 하지만, 자전거에는 첫 도전하는 유이, 운동 마니아이지만 물 공포증으로 수영만큼은 도전하지 못했던 진서연…. 이들의 도전이 제 운동 욕구(?)를 끌어올리는 자극제가 되고 있지요.

# 달리기는 나에게 넘어야 할 큰 산

편안한 운동화와 운동복만 있으면 어디든 달릴 수 있지만, 러닝은 만만한 종목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저처럼 40대 후반 과체중(?) 중년 여성이 도전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살이 찐 상태에서 달리면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과 발목,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까요. 션, 유해진, 진선규, 임시완, 박보검 같은 연예인이 달리는 모습을 보거나, 회사 동료들이 달리기에 동참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 막연히 부러워했을 뿐이었죠. ‘달리기를 하면 살도 빼고, 심폐지구력도 좋아지고. 일석이조인데….’

# 달리기 동참해봐?

20~30대 사이에서 달리기 열풍입니다만, 갱년기에 접어든 저도 몇 달 전부터 초보 러너가 되었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건 지난 6월부터였어요. 그냥 5km만 꾸준히 달려보자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무쇠소녀단’의 그들처럼, 10km를 달려 ‘철인 3종 도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자는 욕심까지 생겼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평소보다 거리를 늘려 10km를 꾸준히 달려보려 하고 있고요.

요즘 대세인 ‘러닝 크루’에 결합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요. 다만, 속도·체력·정신력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제게는 아직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져 지금은 홀로 제 페이스에 맞게 달리고 있어요.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ep2. 한 바퀴, 두 바퀴…1km, 2km. 어라? 실력이 느네?

초보자인 저는 처음부터 멀리, 빨리 달린다는 생각을 아예 버렸어요. 걷기부터 시작해 체력과 폐활량부터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요. 아파트 단지를 크게 한바퀴 돌면 거리가 800m쯤 되는데, 첫날은 한 바퀴, 사흘 뒤에는 한 바퀴반… 다음주에는 두 바퀴, 세 바퀴…이런 식으로 거리를 늘려갔어요. 힘들 때는 1분 달린 후 2분 걷기, 5분 달린 후 5분 걷기 등의 인터벌 훈련으로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갔어요.

살짝 숨이 찰 정도로 운동하되, 운동을 지속할 수 없을 때는 중단하기. 즉, 가장 염두에 둔 건 속도나 거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부상 없이 뛰는 것이었어요. 매일 달리기보다는 일주일에 서너번 꾸준히 달리는 것을 목표로 했고요. 달리기 전후 스트레칭, 걷기, 발목과 허리 돌리기 등으로 준비·마무리 운동을 해주었어요. (feat. 일반인의 적정 달리기 주기는 일주일에 2~3번, 시간은 30분, 거리는 5~6km라고 해요.)

달리는 거리가 늘고 운동 시간이 느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맵러너, 런데이, 나이키런클럽, 뉴발란스, 스트라바 등의 앱을 깔아 기록을 남기는 일도 재밌었고요. 한편으로는 30분~1시간 남짓 홀로 고독하게, 무념무상의 마음가짐으로 달리기만 하는 일이 힘들고 지루할 때도 있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달렸는데, 덜 지치고 운동 효과도 좋아지더라고요.(feat. 음악 듣기 강추합니다. 빠르고 신나는 댄스곡!)

그렇게 실천하다 보니, 달리기 도전 한달 후인 7월 초에는 8km, 9km, 10km까지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7월2일의 기록. 러닝 도전 한달여 만에 8.5km를 뛸 수 있게 되었다.

ep3. ‘달리기’ 효과, 놀라워!

달리기의 효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요. 무엇보다 체중 감량. 저의 가장 큰 목표 중의 하나이고, 기왕이면 복근까지 만들고 싶어요! 이외에도 심폐지구력 향상, 골밀도 증가, 스트레스 감소, 우울증 개선은 물론 수명 연장, 뇌기능 향상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제 경험에서 보면, 달리기를 통해 얻은 효과는 무엇보다 건강해졌다는 점이에요. 걷는 것을 무척 싫어했던 제가 이제는 웬만하면 걸으려고 합니다. 덕분에 심폐 기능이 좋아졌고, 혈압이 낮아졌으며, 근육이 붙었어요.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겠지요. 무릎과 발목 관절도 튼튼해졌고, 수면의 질도 높아졌고요.

(날씬하지 않아 평생 다이어트를 입에 달고 사는 제 몸에) 더이상 살이 붙지 않는 점도 효과 중의 하나입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되니 어찌나 배꼽 시계가 정확한지….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먹는데도 과거처럼 체중이 급격히 늘지 않아요. 달리기로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기 때문에 체지방이 줄고, 근육량이 늘어난 덕분이지요.

이밖에도 ‘달렸다’는 성취감을 얻게 되면서 우울증, 불안, 불만족, 스트레스가 사라진 대신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게 되었어요. 불평하거나 짜증내는 일이 줄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졌어요!!!

지난 10월3일 강남구청 주최 ‘국제평화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모습.

ep4. 10km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다

지난 10월3일에는 강남구청에서 주최하는 ‘국제평화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어요. 마라톤 대회 출전이라니! 정말로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지요. 저는 기록보다는 출전 자체, ‘완주’가 큰 의미이자 목표였어요. 6~7월 바짝 달리기를 했을 때만 해도 10km 완주가 자신 있었는데, 8~9월 찜통 더위를 핑계로 달리기를 소홀히 했던 터라 살짝 염려가 되긴 했어요.

6000명의 참가자들이 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로 나눠 달렸어요. 출발선에 선 많은 사람들을 보니 힘이 절로 나더군요. 10km는 삼성역 부근에서 출발해 한강을 달려 올림픽대교의 반환점을 돌아오는 코스였어요. 역시나 운동을 소홀히 한 여파가 나타나더라고요. 5km 반환점을 돌고 나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처참한 기록이 나왔어요.(feat.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맬 것이고, 11월24일 ‘서울YMCA마라톤’ 대회에 출전합니다!)

ep5. 달리기, 이것만은 알아 두세요!

마라톤 대회 출전을 통해 느낀 점은 ‘달리기는 역시 꾸준히가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달리기에서 과욕은 금물입니다 ! 초보자거나 비만, 근골격계 질환이 있다면 처음부터 뛰는 것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걷기가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더 빨리 달리기 위해, 더 천천히 달리는’ 슬로우 러닝을 하는 분들도 많이 있으니, 이를 활용해도 좋겠습니다. 슬로우 러닝이란 말 그대로 천천히 달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폭을 짧게 뛰는 것이 특징입니다.(feat. 유튜브를 검색해 보세요!)

슬로우 러닝의 핵심은 꾸준히, 오래 달리는 데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쉽게 달릴 수 있을 정도의 편안한 속도”로 달리는 방법인데, 이를 실천하다 보면 어느 순간 거리와 속도가 느는 경지를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달리기 할 때는 올바른 자세가 중요해요. 최근 주법에 대한 논쟁이 뜨겁기도 하지만, 보통 상체는 곧게 편 상태에서 5도 정도 전방으로 기울이고 앞을 바라보며 달리면 좋다고 해요. 팔은 ‘ㄴ’자나 살짝 ‘V’자로 가볍게 흔들고, 보폭은 평소보다 좁아야 덜 지칩니다.

운동화는 무조건 비싼 것보다는 내 발에 맞는 것(전문가들은 5mm 크게 신을 것을 권장하더군요), 옷은 통기성이 있는 것으로 선택합니다.

저는 헤어밴드, 손수건, 선글라스를 챙겨 달리는 편인데, 오래 달리는 데 도움이 되더군요. 운동 후에는 충분히 물을 마시고, 자외선 노출로 인한 피부 손상이 염려된다면 자외선 차단체, 팔토시 등을 챙겨도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달려보세요!
당장 결심을 했다면, 함께 뛰거나 걸을 친구부터 찾아보세요.
달리기를 통해 제가 얻고 있는 것은 갱년기 극복. 그리고 ‘갱생기’를 만드는 것!
무엇보다 활기찬 생활, 젊음, 마음의 안정.
그리고 축 늘어진 뱃살 대신 왕(王)자 복근은 만드는 것!

할. 수. 있. 습. 니. 다!!!

‘김미영의 갱년기? 갱생기!’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궁금했던 내용이나 정보, 나만의 건강 비결이 있다면 언제든지 kimmy@hani.co.kr로 연락 주세요!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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