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층이 개봉 막았다” 美대선 한달 앞두고 이 영화 악재될까 [리뷰]
트럼프가 어떻게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어냈는지, 승패와 무관하게 자신의 승리를 외치며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시키는 행태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를 예리하게 다루는 영화다.
트럼프가 첫 번째 아내 이바나 트럼프를 ‘강간’하는 장면까지 나오기 때문에, 미국에선 지지자들이 개봉을 방해해 소송을 당하는 등 문제가 컸던 작품이다. 심지어 트럼프 측은 이 영화를 두고 “쓰레기”라며 평가절하했다. 8일 열린 국내 언론 시사회에서 ‘어프렌티스’를 살펴봤다.
영화 줄거리는 이렇다. 트럼프가의 차남 도널드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의 아들이지만 실제로는 ‘왕자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아버지가 애써 지은 ‘트럼프 빌리지’에서 밀린 월세를 수금하다 봉변을 당하기도 하는 별볼일 없는 신세다. 그의 회사는 흑인 인종차별 때문에 소송까지 당해 벼랑끝이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트럼프를 눈여겨본 인물이 있으니, 패배한 적이 없는 뉴욕 변호사 로이 콘이다.
콘은 아직은 풋내기인 트럼프에게 성공 방정식을 주입시킨다. ‘첫째, 공격하고 공격하고 또 공격하라. 둘째, 문제가 되면 인정하지도 말고 부인하지도 말라. 셋째, 패배하더라도 자신이 승리했음을 주장하라.’ 콘은 이런 방식으로 각종 소송에서 승소해 지금에 이르렀는데, 자신감 넘치는 콘에게 변호를 의뢰한 트럼프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한다.
모든 언론이 두 사람의 행보를 주목할 정도다. 트럼프는 콘의 지휘 하에 낙후지역의 코모도호텔을 재건하는 데 성공하면서 세상의 주목을 끈다. 불가능해 보였던 호텔 재산세 전액 감면, 시장까지 반대했던 트럼프타워 건축을 위해 둘은 모든 방식의 ‘탈법적 악행’을 이어간다.
그러나 영원한 친구는 없는 법. 트럼프는 자신의 ‘정신적 스승’인 콘이 들려줬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콘에게 되돌려주며 콘을 배반하고, 스승보다 더 악해지며 미국이란 거대한 세계에 출사표를 낸다.
영화는 이처럼 우리 시대 트럼프의 ‘처음’을 묘사하면서, 트럼프식 사고가 어떻게 미국사회에 불운한 씨앗으로 퍼져나가 싹을 틔웠는지를 추적한다. 악마의 ‘견습생(apprentice·영화 제목 어프렌티스)’에 불과했던 트럼프가 진짜 악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영화는 보여주는데, 그 과정에서 그토록 강건했던 콘이 초라한 낙오자로 보일 정도로 극중 트럼프는 스승 이상의 존재가 된다.
극중 트럼프가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사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젊은 트럼프에게 ‘미래의 대통령’은 단지 농담에 불과했지만 그건 우리 모두가 알듯이 현실이 됐고 11월이면 ‘두 번째 대통령’ 여부가 판가름난다. 앤디 워홀, 루퍼드 머독 등 미국 주요 인사들이 영화에 등장해 영화의 볼거리를 더한다. 트럼프가 지방제거술, 두피축소술을 받는 장면과 미국 성조기가 어우러지는 후반부 장면은 압도적인 상징으로 가득하다. ‘어프렌티스’는 2024년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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