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번호 1만 5699번"…전세계 부는 '한글·한국어 배우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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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삿포로시에서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아사히카와시.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로마 등 세계 주요 도시 한국문화원에 개설된 한국어 강좌를 들으려면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한글 및 한국어 전초기지인 세종학당의 발전이 눈부시다.
일본에서는 한국어 능력 시험을 보려는 이들이 많아 추첨을 통해 응시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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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2027년까지 세종학당 혁신 마무리…"韓문화 전세계 확산"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일본 삿포로시에서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아사히카와시. 이곳 작은 카페에서 일하는 한 종업원은 주문을 한국어로 받는다. 한국어를 어떻게 유창하게 하느냐고 묻자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독학했다"고 답했다.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로마 등 세계 주요 도시 한국문화원에 개설된 한국어 강좌를 들으려면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 문화원이 없는 지방 소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한국인을 찾아 과외를 받거나 유튜브 등을 이용해 '한국어'와 친해지고 있다.
올여름 열렸던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현지 인기 유튜버인 루이즈 오베리가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방탄소년단(BTS) 진과 한국어로 인터뷰하면서 '밸런스 게임'을 했다. 해당 영상은 올림픽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되며 전세계인이 시청했다.
국내 방송에서는 한국어가 유창한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생겨났고, 이들은 개인 유튜브 채널 등을 만들면서 한글을 자연스럽게 홍보하고 있다.
한글 창제 578돌을 맞은 9일, 한글 및 한국어의 위상은 이렇게 달라졌다. 한글과 한국어가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배경에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 엔터 산업과 정부가 각자의 위치에서 한 최선의 노력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한글 및 한국어 전초기지인 세종학당의 발전이 눈부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07년 3개국 13개소에서 수강생 740명으로 출발한 세종학당은 올해 88개국 256개소 수강생 21만 명으로 수강생 기준으로 약 300배 증가했다. 상시 수강 대기자 수만 지난 2월 기준 1만 5698명에 달한다.
한글 및 한국어 배우기 열풍에 가까운 이런 현상을 수렴하기 위해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세종학당 혁신에 발 벗고 나선다. 먼저 세종학당 수를 2027년까지 300개소로 확대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기존 한국어 자가 학습 애플리케이션을 생성형 AI로 고도화하고, 오프라인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원격 세종학당'을 구축한다.
한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곳도 늘린다. 일본에서는 한국어 능력 시험을 보려는 이들이 많아 추첨을 통해 응시할 수 있다고 한다. 문체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세종한국어평가(SKA)의 시행처를 현재 50개소에서 2027년까지 100개소로 확대하는 동시에 온라인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한글날을 맞아 전세계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글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주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에서는 국립창극단과 함께 '토선생, 용궁 가다' 공연을, 주LA한국문화원에서는 18세 이상 미국 내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2024 미주 한국어 시 낭송 대회'를 개최한다. 뉴욕, 베트남, 스페인, 튀르키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브라질에서는 한국어 토론회가 열린다.
한글과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해졌지만, 한국어가 유창한 '대한외국인들'의 꿈은 한국과 관련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지난 5월 이탈리아 현지에서 만난 안토네타 브루노 사피엔차대 한국학 교수는 "한국학을 전공한 학생들의 꿈은 한국에 가서 직업을 찾는 것이지만 대부분은 졸업 후 완전히 다른 일을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보다 관심을 갖고 정책을 추진해야 할 분야라는 목소리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한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닌 한국어를 통해 다양한 한국문화를 접하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며 "정부는 세종학당과 관련한 정책을 더 체계적으로 개편·정비해 우리 말과 글을 전 세계에 널리 확산, 보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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