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트위치, 티빙과 치지직...영원한 승자는 없다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 2024. 10. 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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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미디어 이슈]

[미디어오늘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

▲ '2024 KBO 올스타전' 티빙 생중계 안내 이미지. 사진=CJ 뉴스룸 홈페이지

올해 초까지 넷플릭스는 OTT 시장에서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으로 여겨졌다. 최근 티빙이 이렇게 여겨지던 넷플릭스를 거의 추격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MZ)이 주로 이용한다고 알려진 틱톡 이용자도 전 연령대로 확대되었다. 트위치가 떠난 자리는 지난 12월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이 대체하고 있다.

닐슨의 코리안클릭에서 조사하는 월 순이용자(MAU) 수에서 넷플릭스와 티빙의 격차가 2023년 3월 734만 명에서 지난 8월에 111만 명까지 줄어들었다. 8월의 MAU는 넷플릭스는 926만 명, 티빙 814만 명, 쿠팡플레이 679만 명, 웨이브 422만 명, 디즈니+ 236만 명 순이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스포츠 콘텐츠를 대거 확보하면서 이용자 수가 급증하면서 티빙을 앞서기도 했다. 티빙은 올해 극적으로 전세를 다시 역전시켰다. 주된 이유로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를 꼽고 있다.

티빙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4~2026년 3년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계약을 총 1350억 원(연간 450억 원)에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티빙은 KBO 리그 전 경기와 주요 행사 생중계,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 중계권 재판매 사업 권리를 보유하게 되었고 프로야구의 엄청난 인기와 시너지를 발휘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30만 명까지 떨어졌던 관중 수가 점차 회복하면서 지난해에 예전 수준 810만 명을 회복했고, 올해에는 현재까지 약 1100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여기에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 <환승연애 3>와 라이센싱 콘텐츠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등이 좋은 성적을 냈다. 이런 가운데 요즘 가장 핫한 콘텐츠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다. 예상하지 못했던 콘텐츠 덕분에 다시 넷플릭스의 이용자가 증가했다. OTT 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리서치에서 조사하는 KOI(Korea OTT Index)의 OTT 앱별 이용 시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틱톡은 유튜브에 이은 확고한 2위를 차지했다.

▲ 국내 주요 OTT 월 순이용자 현황.

롱폼이 대세인 영상 미디어 시장에서 숏폼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도 요약 보기가 인기이고, 영상 시청도 1.5배속이나 2배속으로 시청하는 '시성비'를 중요시하고 있다. 숏폼의 인기를 심리학자들은 '중간에 끊어지는 것을 싫어해서'라고 설명한다. 이에 대한 이론이 자이가르니크 효과이다. 우리 뇌는 일을 마치지 못하거나 완성하지 못한 일을 쉽게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현상이다. 숏폼은 진행 중인 행위여서 2시간이든 3시간이든 지속해서 보게 되지만, 시작과 끝이 명확한 영화를 보면 행위 완료를 인식하고 쉽게 끝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23년에는 목록에도 없던 치지직이 올해 상반기 현황에서 8위를 차지했다.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베타 테스트를 한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20대에서는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을 넷플릭스보다 더 많이 시청한다는 결과가 의외다. 이는 트위치가 국내 네트워크 수수료가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높다면서 올해 2월 27일부로 운영을 종료하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트위치는 2016년 아프리카TV BJ들이 아프리카TV 갑질 의혹을 제기하며 대대적인 플랫폼 이동을 할 때 유튜브와 함께 혜택을 봤는데, 8년 만에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플랫폼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장르도 그렇다. 꺼지지 않을 것 같은 드라마의 인기도 예능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얻었지만 기대했던 <경성크리처> 시즌2는 화제가 되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귀멸의 칼날>을 비롯하여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상당히 많다. 플랫폼과 콘텐츠 장르의 인기 변화를 보면서 중요한 건 훌륭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창의성과 이를 만들어 내는 완성도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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