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논란 감수하며 이 책 추천하는 이유 [기자의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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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전 JTBC 대표이사는 "어느 시대건 보도의 힘은 팩트에서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무엇이 팩트인지부터 합의하지 못하는 사안도 있다.
예컨대 한국 사회에 의사가 부족한가,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뜻인가, 그리하여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따위의 질문에 대한 답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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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 지음
산지니 펴냄
손석희 전 JTBC 대표이사는 “어느 시대건 보도의 힘은 팩트에서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무엇이 팩트인지부터 합의하지 못하는 사안도 있다. 예컨대 한국 사회에 의사가 부족한가,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뜻인가, 그리하여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따위의 질문에 대한 답이 그러하다. 이제 막 이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시작한 한국 사회에서 파열음이 7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을 전한 기사는 많아도, 한국 의료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이 무엇이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흩어진 팩트를 엮어 큰 그림을 그려주는 기사는 많지 않다. 그런 역할을 해낸 책이 〈뒤틀린 한국 의료〉다. 〈시사IN〉 김연희 기자는 의대 증원을 언제 몇 명 할 것인가를 넘어 ‘어떤 의사를 키워야 하는가’로 질문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이라는 사실 너머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한계에 도달한 현 시스템에서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내고 있는 의사들의 고민을 생생히 들려준다. 무엇보다 향후 수십 년간 고령화의 해일을 맞닥뜨리게 될 시민들이, 사회 전체적인 ‘의료비 지출 통제’를 위해 감당해야 할 불편과 부담까지도 에두르지 않고 전한다.
직장 동료의 책을 추천하는 불공정 논란(?)을 기꺼이 감당하기로 한 건, 여러모로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모두가 외면하고 싶어 하는 달갑지 않은 이야기를 할 의무, ‘복잡한 사안에 대한 복잡한 해법’을 제시할 책임이 언론, 특히 진보 언론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부와 의사를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시민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할 때 비로소 실마리가 보인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 자연히 알게 된다. 우리 시대 최대 현안을 다룬 책인 만큼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눠봐도 좋겠다. 의료 대란을 다룬 표피적 기사에 갈증을 느낀 이들에게 권한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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