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싱가포르와 에너지·첨단산업 공급망 파트너십…"전략동반자로 새 반세기"(종합)
"국제사회 북핵 용인안해…대북메시지 공조"
난초명명식 등 '띠동갑' 웡 총리와 우의 다져
"한강·적도의 기적…향후 50년 더 큰 미래로"
[싱가포르·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승민 기자 =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로렌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을 체결하고 에너지·첨단산업 공급망 협력을 다졌다. 또 2025년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 의회에 도착해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 참석을 시작으로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타르만 대통령과 면담 후 정부 수반인 로렌스 웡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은 2025년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해나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내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앞두고 양 정상 임석 하에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 등 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체결된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을 기초로 바이오,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교란에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SCPA에 대해 "다자 협정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공급망 협정을 양자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싱가포르가 첫 번째 체결국"이라며 "공급망 교란 발생 시에는 5일 내 긴급회의를 개최하여 공동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이밖에도 'LNG 분야 협력 MOU', '첨단산업 에너지 기술협력 MOU', '중소·스타트업 협력 MOU' 등을 체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석유와 천연가스 전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번 정상회의 계기에 싱가포르와 체결한 LNG 협력 MOU를 통해 보다 원활한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은 기존 원자재 위주 공급망 협력을 넘어 싱가포르와 바이오, 디지털 등 미래 전략 분야까지 포괄하는 다층적 공급망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 안보 문제에 대해선 "저와 웡 총리님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고,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에 국제사회의 분명하고 단합된 대북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 내외는 공동언론발표 뒤 싱가포르 국립식물원으로 이동해 '난초 명명식을 했다. 이날 등장한 난초의 정식 분류상 명칭은 난초목(目) 난초과(科) 덴드로비움속(屬) 아래의 '윤석열 김건희 종(種)'이 됐다.
난초 명명식이란 싱가포르가 자국을 방문한 인사에 대해 실시하는 최고의 예우로, 개량한 난초에 해당 인사의 이름을 붙이는 고유의 외교다. 앞서 마가렛 대처 영국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 등 다수의 정상이 참가한 바 있다.
윤 대통령 부부와 웡 총리 부부는 난초 명명식 이후 친교 오찬을 이어가며 우의를 다졌다. 양 정상은 생일이 12월18일로 같고 1960년생-1972년생으로 '띠동갑'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차세대 지도자인 웡 총리와의 교분을 한껏 다지는 동시에, 올해까지 20년간 내각을 이끌었던 리센룽 전 총리(현 선임장관)와도 별도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리 당시 총리를 만난 뒤 1년여 만에 재회했다. 두 사람은 양국 협력 발전 방안과 국제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현대차 글로벌 혁신센터'를 방문해 혁신제조시설과 디지털 커맨드 센터를 시찰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혁신센터는 AI와 로봇이 융합된 셀(Cell) 방식으로 운영되는 미래형 공장으로, 자동차 전체 생산 공정의 60%가량을 AI 자동화 로봇이 맡고 있다.
윤 대통령은 "'AI와 로봇을 결합한 자율 제조'라는 현대차 방식이 새로운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며 "이 혁신 시스템이 제조업의 AI를 융합하는 미래 공장의 선도 모델이 되고 머지않아 반도체, 조선, 2차 전지 등 모든 산업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으로 이동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작지만 위대한 나라 한국과 싱가포르는 한강의 기적과 적도의 기적을 이뤄냈다"며 "앞으로 향후 50년 양국이 힘을 합쳐 더 큰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경험과 자산을 공유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고 번영의 길을 함께 열어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 참석을 끝으로 촘촘한 국빈 방문 둘째날 일정을 마쳤다.
윤 대통령은 9일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처'에 연사로 설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연설한 뒤 청중들과 질답에 나선다.
이어 싱가포르 동포 오찬 간담회를 끝으로 싱가포르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로 이동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k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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