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지난해, 30년 만에 가장 건조한 해”

최우리 기자 2024. 10. 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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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최근 30년 만에 가장 빠르게 담수가 마른, 건조한 해였다.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물은 기후변화라는 탄광에서 카나리아와 같다"라며 "우리는 점점 더 극심해지는 강우, 홍수, 가뭄의 형태로 고통 신호를 받고 있고 이는 생명, 생태계, 경제에 큰 피해를 입힌다. 녹은 얼음과 빙하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장기적인 물 안보를 위협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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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더운 해, 곳곳에서 가뭄과 홍수 피해 기록”
지난해 6월13일 스위스 발레주 곰스 인근 론 빙하에서 녹은 물이 흘러내려오고 있다. 곰스/AP 연합뉴스

지난해는 최근 30년 만에 가장 빠르게 담수가 마른, 건조한 해였다. 물 공급이 부족할 위험에 처했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7일(현지시각) 공개된 세계기상기구 세계수자원현황보고서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강 수위가 평균보다 낮았고 저수지의 수량도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강의 절반 이상은 수량이 부족했다. 북미, 중미, 남미 등 아메리카 대륙 전역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등이 물부족 지역에 포함됐다. 아마존과 미시시피강, 갠지스강과 메콩강 등 모든 강이 정상보다 낮은 상태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물 부족의 이유로 기후를 꼽았다. 2023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였고, 라니냐(동태평양의 수온이 차가워지는 현상)에서 엘니뇨(동태평양의 수온이 따뜻해지는 현상)로 전환되었고, 기후변화로 인한 장기간의 가뭄과 광범위한 홍수가 발생한 해였다는 설명이다. 아프리카 동부 해안, 뉴질랜드 북섬, 필리핀 등은 홍수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리비아는 지난해 8월 대홍수로 댐 2개가 무너져 1만1천명 이상 사망했다. 미국 남부, 중앙아메리카와 아르헨티나, 브라질은 가뭄이 심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국내총생산 3%가 감소했고, 아마존과 티티카카 호수에서는 역대 가장 낮은 수위를 기록 중이다. 토양 수분의 정도는 전세계적으로 낮았으나 북미와 남미, 북아프리카와 중동은 6~8월에 특히 건조했다.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물은 기후변화라는 탄광에서 카나리아와 같다”라며 “우리는 점점 더 극심해지는 강우, 홍수, 가뭄의 형태로 고통 신호를 받고 있고 이는 생명, 생태계, 경제에 큰 피해를 입힌다. 녹은 얼음과 빙하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장기적인 물 안보를 위협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온 상승으로 물의 순환이 가속화됐다. 더욱 불규칙하고 예측불가능하고, 우리는 물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문제에 직면했다. 더 따뜻해진 대기는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해 폭우로 이어진다. 토양의 더 빠른 증발과 건조는 가뭄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붉은 색일수록 담수가 부족한 지역이다. 세계수자원현황보고서 갈무리
빙하 질량 변화. 세계수자원현황보고서 갈무리

유엔수자원은 현재 기준 36억명의 사람들이 1년 중 최소 한 달동안 물을 충분히 이용할 수 없고, 2050년까지 그 수는 50억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위스의 알프스는 지난 2년 동안 남은 양의 약 10%가 녹아내리는 등 지난해에만 600기가톤 이상의 빙하가 녹아내렸다. 세계기상기구가 지난 50년 동안 관측한 이래 가장 많은 손실이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세계 담수 자원의 상태가 알려진 바가 적다. 측정하지 않고서는 관리할 수 없다. 모니터링, 데이터 공유, 국경 간 협업과 평가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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