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과 완전 달랐던 손주영과 에르난데스···승패의 갈림길, 염갈량은 양치기 소년이 되었다[준PO3x승부처]
야구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치밀하게 준비해도 야구는 계획과 완전히 반대로 가게 될 때가 꽤 많다. LG가 계획과 다른 승부수를 적시적소에 띄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낚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8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선발 최원태가 잘 던져줄 때가 됐다. 오늘은 잘 던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0.1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던 최원태가 이번에는 잘 던져주리라 기대했다.
최원태 뒤에는 손주영을 준비시키겠다고 했다. 염 감독은 “최원태는 긁히면 6~7이닝 던지는 투수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손주영이 등판한다. 손주영은 짧게 2~3이닝만 던지면 훨씬 강한 공을 던진다”며 “최원태가 5이닝 정도 던지면 손주영이 1~2이닝 소화하고 그 뒤 김진성, 유영찬으로 넘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원태는 2.2이닝 만에 5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또 일찍 물러났다. 바로 손주영이 등판했다. 5회초 오스틴의 3점 홈런으로 LG가 5-3 역전한 가운데 손주영은 계속 던졌다. 2~3이닝이 최상이라던 손주영은 8회말까지 5.1이닝 동안 64개를 던져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완벽한 투구에 ‘강판 타이밍’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KT 타선을 줄줄이 돌려세웠다. 손주영은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바로 승리투수가 됐다.
염경엽 감독은 아예 9회까지 손주영을 던지게 하려고도 했다. 경기 뒤 염 감독은 “손주영이 롱맨으로서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했다. 9회까지도 투입할 생각을 했다. 8회에 RPM(분당회전수)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스태미너가 떨어진 것 같아 교체했다”고 했다.
LG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손주영과 함께 에르난데스까지, 선발 투수 둘을 중간계투로 이동시켰다. 믿을 투수라고는 김진성과 유영찬뿐인, 취약한 불펜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에르난데스가 1·2차전 모두 등판해 2이닝과 1.2이닝을 각각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손주영은 2경기 모두 나서지 않았다.
3차전에서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를 대기조에서 일단 제외했다. “99%는 쓰지 않는다. 연장전까지 가서 끝내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최소한 정규이닝 중에는 오늘 에르난데스는 안 나올 것”이라고 했다. 마치 자신과 약속하듯, “에르난데스는 안 쓴다”고 다짐을 했다.
이날 손주영이 8회까지 막고 6-3으로 앞선 LG는 9회말 정석대로 마무리 유영찬을 투입했다. 그러나 유영찬이 안타, 보크로 만든 1사 2루 위기에서 KT 배정대에게 2점 홈런을 맞고 6-5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자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불펜에서 에르난데스가 달려나왔다.
정규이닝 안에는 던질 일 없다던 계획과 달리, 에르난데스는 9회말 시작과 함께 이미 몸을 풀고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뒤 “9회에 유영찬을 투입한 뒤 에르난데스도 바로 준비시켰다. 느낌이 있었다. 불안해서 준비시켰고 예상대로 그런 상황이 됐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나갈 수 있다고 말은 해뒀었다. 캐치볼 해보니 팔 상태 나쁘지 않다고 해 이기는 상황에서는 기용하려고 생각했었다”고 했다.
마운드 운용에 있어 두 가지, 계획과 다른 승부수로 승리한 LG는 또 한 가지 계획과 다른 야구를 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빅볼 승부’를 예고했다. “수원으로 왔으니 빅볼 야구가 될 것”이라며 박동원을 5번 타자로 올렸다. 박동원이 선제 솔로홈런을 쳤고 오스틴이 5회초 역전 3점포를 터뜨려주면서 LG는 진짜 빅볼 승부를 했다.
그러나 6-3으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 오스틴이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4번 타자 문보경이 번트를 댔다. 문보경은 준플레이오프 시작 이후 2차전까지 8타수 무안타, 이날도 앞서 세 타석 모두 안타를 치지 못하고 있었다.
LG는 KT 상대로 3점 차로는 불안하다고 판단한 듯 1점이라도 더 짜내고자 승부했다. 침묵 중인 4번 타자 문보경 타석에서 번트 작전을 했다. 문보경은 초구에 희생번트를 잘 댔고 LG는 2사 만루까지 찬스를 만들었지만 7회에 추가 득점하지는 못했다. 문보경은 결국 이날도 4타수 무안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로 침묵을 끝내지 못했다.
여러가지로, 경기 전 작정했던 바와 다른 야구로 승리한 염경엽 감독은 경기 뒤 “야구가 참 (계획과 달리) 느낌대로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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