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尹, 자택에서 명태균 두 번 만나…경선 이후 거리뒀다"

'명태균 논란' 해명에도 '공천 개입' 의혹 활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로 떠오른 명태균 씨에 대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대선 전 두 차례 만났을 뿐 이후에는 접촉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8일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명 씨와 만난 사실을 △대선 전 △서초동 자택에서 이뤄진 △두 차례 만남으로 한정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또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각각 자택에서 만난 것은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명 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고 했다. 명 씨와 동행한 이들 가운데에 한 명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 알려졌다.

이어 "이후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많은 분들로부터 대선 관련 조언을 듣고 있었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입당 전에 보안상의 이유로 정치인과 동행한 명 씨를 만났을 뿐,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 때문에 자택에서 만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이다.

그러나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명 씨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당시 명 씨가 자신과 윤 대통령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으며, 자신이 명 씨를 소개한 것이 아니라 명 씨는 이미 윤 대통령과 더 가까운 사람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2021년 7월 23일 메시지에 따르면, 이 의원이 "(명태균) 사장님 아까 말한대로 일요일에 (자리를) 만들어주세요"라고 하자, 명 씨는 "내일 오전 8시에 윤 총장님한테 전화드리면 됩니다"고 했다.

명 씨는 또 "그동안 마음 상한 부분이 많으니 되도록이면 사과하고 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물으세요. 마음에 있는 생각을 말씀드리면 됩니다"라고 이 의원에게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명 씨의 역할을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이 의원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명 씨와 김건희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선 공식적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명 씨는 지난 4월 총선 당시 김영선 전 대표의 공천 문제를 놓고 김 전 대표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경구 기자(hilltop@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