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PO 진출 1승 남았다…박동원·오스틴 홈런포로 KT에 승리

준PO 3차전 6-5 이겨…손주영도 호투
9일 4차전, 엔스-쿠에바스 선발 맞대결

엘지(LG) 트윈스 오스틴 딘이 8일 수원 케이티(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케이티 위즈와 경기에서 5회초 1사 주자 1, 2루에서 3점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경엽 엘지(LG) 트윈스 감독은 경기 전 ’빅볼’을 예상했다. “(넓은) 잠실구장에서는 뛰는 야구를 했지만, (작은) 수원구장에서는 ’빅볼’이 되어야 한다. 우리 타선의 5~6명은 충분히 홈런을 때려낼 능력이 있다.” 염 감독의 예상은 맞았다. 엘지는 ‘빅볼’로 승률 100%를 움켜쥐었다.

엘지는 8일 수원 케이티(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케이티와 3차전에서 박동원, 오스틴 딘의 홈런포를 앞세워 6-5로 승리했다. 9회말 1사 2루서 마무리 유영찬이 배정대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으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급히 올려 불을 껐다. 역대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팀이 1승1패로 3차전을 치른 경우는 5차례 있었고, 3차전 승리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낸 바 있다.

이날 경기 선취점은 “실투를 놓치지 않겠다”던 박동원의 손끝에서 나왔다. 박동원은 2회초 1사 후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웨스 벤자민으로부터 좌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케이티위즈파크는 좌우 담장까지 거리가 98m로 에스에스지(SSG) 랜더스파크(95m) 다음으로 가장 거리가 짧다.

2-3으로 뒤진 5회초에는 오스틴 딘의 방망이가 경쾌하게 돌아갔다. 오스틴은 1사 1, 2루에서 벤자민의 초구 커터(시속 140㎞)를 공략해 역전 좌월 3점포를 터뜨렸다. 1승1패로 팽팽했던 작년 한국시리즈 3차전 3회초 상황과 비슷했다. 당시에도 오스틴은 벤자민을 상대로 좌월 3점포를 뿜어냈었다. 오스틴은 이날 5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팀 승리의 밑돌을 놨다.

엘지(LG) 트윈스 손주영이 8일 수원 케이티(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케이티 위즈와 경기에서 6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운드에서는 “이제 포스트시즌에서도 긁힐 때가 됐다”(염경엽 감독)는 선발 최원태(2⅔이닝 5피안타 3실점)가 또다시 무너졌으나 손주영이 씩씩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3회말 2사 후부터 마운드에 오른 손주영은 8회말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5⅓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염경엽 감독은 6-3에서 경기를 매조지기 위해 9회말 유영찬을 올렸으나 배정대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자 경기 전 “오늘 기용할 확률이 1%”라고 밝혔던 에르난데스를 호출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준플레이오프 향방을 가를 주요 순간으로 판단한 것이다.

케이티는 하루 쉬었으나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였다. 시즌 막판부터 5위 싸움을 한 터라 한계점에 이른 듯한 모습이다. 선발 벤자민은 5이닝 6피안타 (2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고, 김민수 또한 1이닝 2피안타 1실점 했다.

타선의 짜임새도 헐거웠다. 김민혁이 감기몸살로 타선에서 빠지면서 멜 로하스 주니어를 1번 타자로 기용했으나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9번 타자로 기용한 정준영 또한 2타수 무안타의 빈공. 그나마 황재균이 4타수 3안타, 김상수와 배정대가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플레이오프까지 1승만 남겨놓은 엘지는 디트릭 엔스를, 또다시 벼랑 끝에 선 케이티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로 내세운다.

수원/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