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종묘 걸어서 오간다... 율곡로 출입문 주말·휴일 개방
서울 종로구 창경궁과 종묘를 걸어서 오갈 수 있게 됐다. 2022년 서울시가 일제강점기 때 끊어진 길을 복원한 지 2년 만이다. 국가유산청은 “9일부터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하는 출입문을 개방한다”고 8일 밝혔다.
창경궁과 종묘는 원래 담장을 사이에 두고 연결돼 있었다. 조선 시대 임금은 북신문(北神門)을 통해 종묘를 드나들었다. 그러나 일제가 1932년 창경궁과 종묘를 가르는 ‘종묘관통도로’를 놓으면서 둘로 나뉘었다. 종묘관통도로는 지금의 율곡로다.
이후 서울시는 2022년 7월 율곡로 상부에 덮개를 씌우고 그 위에 산책로를 조성해 과거처럼 걸어서 창경궁과 종묘를 오갈 수 있게 만들었다. 종묘 쪽에 북신문을 복원하고 창경궁 쪽에도 출입문을 만들었다. 일제가 갈라 놓은 지 90년 만이었다.
그러나 국가유산청이 출입문을 개방하지 않아 2년 넘게 실제로 오갈 수는 없었다. 창경궁과 종묘의 관람 방식과 매표 시스템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였다. 창경궁은 평일·주말 상관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반면에 세계문화유산인 종묘는 주말과 공휴일,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지만 평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안내 해설사와 함께 관람해야 한다. 창경궁은 매주 월요일 문을 닫지만 종묘는 화요일에 쉰다.
이번에 국가유산청은 창경궁과 종묘 모두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주말과 공휴일, 문화가 있는 날에 양쪽 출입문을 개방하기로 했다. 입장료는 각각 1000원이다. 입장권은 양쪽 출입문 앞에 설치한 무인 발권기에서 사면 된다. 예를 들어, 창경궁을 거쳐 종묘까지 둘러보려면 입장권을 두 번 끊어야 한다. 다만 창경궁과 종묘는 관람 가능한 시간이 달라 미리 확인해야 한다. 국가유산청은 “이용객 수를 봐서 평일 개방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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