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서류 몇 장으로 정부 출연금 30억 원 편취
[KBS 청주] [앵커]
정부는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연구 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정부 보조금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범죄가 끊이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송근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주 오송의 한 의료기기 제조업체에서 부설 연구소장으로 일하던 정 모 씨.
2014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 사업을 수행하면서 정부 출연금 30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동서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연구 재료 구입비 등 가짜 세금 계산서 등을 제출하고, 보조금을 받아 챙긴 겁니다.
2015년부터 2021년 9월까지 6년 넘게 범행이 반복되는 동안, 정부가 관리하는 시스템으로는 이를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청주지방법원은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한국가스안전공사 부설 연구원들이 비슷한 수법으로 5억 원 가까운 연구비를 빼돌렸다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정부는 2009년, 보조금 부정 사용을 막겠다면서 실시간 통합 연구비 관리 시스템, 'RCMS'를 도입했습니다.
RCMS는 금융기관과 연계해 연구비 지출 증빙자료를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이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정산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정 씨 사례처럼, RCMS 도입 이후에도 가짜 서류 몇 장만으로 정부 보조금을 부정 수급하는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부정 사용된 연구개발 사업 지원금만 218억 원에 달하고, 2021년부터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 가운데 불과 30%만 환수됐습니다.
[이종배/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 "(국정감사에서) 지원금 유용 방지 체계 구축, 그리고 환수 절차 강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해서 (개선되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해 국세청 등 관계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그래픽:김선영
송근섭 기자 (sks8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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