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숨은 차별”…‘나쁜’ 공공언어
[KBS 부산] [앵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사용하는 말 중에는 누군가에게 차별이나 혐오가 되는 언어가 있습니다.
공공 분야에서도 흔하게 사용되는데요.
한글날을 맞아 우리말을 생각해 보는 기획으로, 일상에서 쓰이는 차별 용어를 살펴보고 대안을 고민해 봤습니다.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구 소멸을 다룰 때마다 어김없이 언급되는 단어 '저출산'.
복지 정책과 관련해선 '노약자'나 '소외계층'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인권 전문기관이 차별적 행정 용어로 꼽은 단어들인데, 시민들의 인식도 비슷합니다.
부산시 인권센터가 공공기관 종사자와 시민 등 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문서에 차별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각각 91%와 84%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많이 꼽은 차별 용어는 '결손가정'이고, '정신지체', '소외계층', '불우이웃'과 '미숙아'도 많았습니다.
[강병준/직장인 : "'정신지체'라는 단어를 (누구든) 제가 들을 수도 있는 건데, 그 단어를 듣게 되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별로 안 듣고 싶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차별·혐오 표현은 편견을 조장하거나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어, 공공 분야에서는 더 사용을 자제해야 합니다.
인권 단체와 국어 기관이 여러 차례 권고나 교육을 통해 문제적 표현들에 대한 순화어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공공기관들의 변화는 더딥니다.
[박용민/부산시 인권센터장 : "차별적 용어 사용을 우리 사회가 문제 삼지 않는다면, 그 차별적 용어 특성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계속 불평등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산시 인권센터는 차별 용어를 사용하는 부산 지역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등 24개 기관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조양성
이이슬 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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