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첫 등판, 첫 승. 최원태 무너졌지만 LG엔 손주영이 있었다[준PO3]

심진용 기자 2024. 10. 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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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손주영이 8일 수원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구원 등판해 8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트시즌 첫 등판, 첫 승.

LG 손주영(26)이 가을 무대 생애 첫 등판에서 5.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포스트시즌 개인 첫 승을 거뒀다. 3회말, 다소 이르게 등판했지만 크게 문제는 없었다. 손주영은 기합을 토해내며 1구, 1구 있는 힘껏 공을 던졌다. 전력을 다한 손주영의 구위에 3회까지 3득점 하며 기세 좋던 KT 타선이 철저히 눌렸다.

손주영의 호투를 앞세워 LG는 8일 수원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6-5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2-1로 리드를 잡았다. 이제까지 시리즈 1-1로 시작한 6차례 준PO에서 3차전 승리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손주영의 불펜 등판은 사실 LG의 플랜A는 아니었다. 당초 두산이 준PO에 올라왔다면 손주영은 3차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KT가 ‘업셋’으로 올라오면서 변수가 생겼다. LG가 1차전에서 이긴다면 손주영은 4차전 선발로 나서려 했다. 그러나 LG는 1차전 내내 끌려가며 끝내 패했다. 1차전 9회 이미 몸을 풀던 손주영의 준PO 역할은 불펜으로 확정이 됐다.

1·2차전 몸만 풀었던 손주영이 3차전 3회말 드디어 마운드에 올랐다. 2-2 동점이던 3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 선발 최원태를 구원 등판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올라오자마자 KT 김상수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야수들이 집중력 있는 수비로 상대 1루 주자 황재균을 잡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게 다행이었다. 경기 전 “불펜을 안 해봐서 몸이 좀 늦게 풀린다”던 손주영의 걱정이 현실이 됐다.

수비 도움으로 한 차례 위기를 넘기며 한숨 돌린 손주영의 투구가 4회부터 제대로 발동이 걸렸다. 최고 구속 149㎞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KT 타자들을 찍어 눌렀다. 4회와 5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6회 1사 후 황재균에게 안타를 맞기 전까지 7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LG 손주영이 8일 수원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구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손주영을 선발 최원태 뒤로 붙이겠다며 “짧게 2~3이닝 던지면 훨씬 더 강한 공을 던질 것”이라고 했지만, 손주영은 그 같은 사령탑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7회에도 올라왔고, 8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9회 시작과 함께 유영찬에게 공을 넘길 때까지 5.1이닝 동안 김상수와 황재균에게 안타 하나씩 맞은 걸 제외하면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볼넷 없이 삼진만 7개를 잡아냈다. 9회 LG는 1사 후 유영찬이 배정대에게 2점 홈런을 맞아 7-6 1점차까지 몰렸지만, 외국인 에이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3연투까지 단행하며 3차전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해 손주영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공 던질 기회가 없었다. 불펜에서 대기하며 동료들이 팀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가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손주영은 올 시즌 선발로 완전 전환해 맹활약했다. 144.2이닝으로 규정이닝을 채웠고, 평균자책점 3.79로 9승을 올렸다. LG가 지난해보다 약해진 전력으로 악전고투하면서도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까지 그의 역할이 작지 않았다. 그리고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 1년을 기다렸던 손주영이 인생에 남을 투구로 포스트시즌 첫 승을 올렸다.

수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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