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캠프 ‘양보다 질’ 강조한 배치 프로그램 도입, 스타트업 성장 길잡이 역할 강화 나선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대표 박영훈)가 2024년 10월 8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디캠프 2.0 비전 선포식’을 열고 스타트업 투자와 액셀러레이팅 등 창업 초기 성장에 필요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디캠프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향후 5년~10년 이상 나아갈 수 있는 스타트업 지원 사업의 방향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박영훈 디캠프 대표는 “디캠프 창업재단이 시작된 지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스타트업 시장에서 10년은 매우 긴 시간이다. 그래서 디캠프가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고 어떤 성과를 냈으며, 현재 시점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판단하고 평가하는지 정리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괜찮은 부분은 합쳐 발전시키고 새로운 것은 과감히 포함해 전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의 발전ㆍ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캠프 2.0의 핵심은 길잡이라는 뜻을 가진 ‘패스파인더(Pathfinder)’다. 그동안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은 디캠프가 혁신 제품 및 서비스 확산, 시장 안착의 촉매가 되어 스타트업 동반자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디캠프는 재단의 핵심 프로그램인 ‘디데이’를 2025년부터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에 초점을 맞춘 ‘디캠프 배치(dㆍcamp batch)’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한다.
김보미 디캠프 사업실장은 “디캠프 배치는 ▲진심 ▲역량 ▲열정 ▲자원 등 모든 것을 집중 투입한 투자 육성 프로그램이다. 한국 창업 생태계에 강력한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창업 생태계의 질적 발전이 가능하다고 본다. 내부 논의 끝에 디캠프는 자체 보유한 기능과 자원을 결합ㆍ강화해 초기 스타트업을 성장 단계로 넘겨주는 역할을 수행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디캠프 배치 프로그램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유망 스타트업 다수 발굴 후 지원하는 것에서 맞춤형 집중 육성으로
기존 디데이가 매달 지원 대상 스타트업을 선발, 최대한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마중물 역할이었다면, ‘디캠프 배치’는 분기별로 스타트업을 선발한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디캠프의 육성 역량과 지원 인프라를 집중 제공받는다. 디캠프 자체 역할이 대폭 강화되는 방향으로 바뀌는 셈이다.
김보미 디캠프 사업실장은 “디데이를 통해 선발된 스타트업들이 실제 투자와 성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다소 느슨했다고 스스로 평가 중이다. 디데이에 출전했는데 투자를 받지 못하거나 디캠프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지원을 어떻게 사업 성장에 연결할지 잘 모르겠다는 창업가 의견이 많았다. 디캠프 배치를 통해 핵심 기능인 투자와 육성을 결합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프리(Pre)-A 단계 기업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디캠프는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겪으며 성장 단계로 가는 구간 사이에 공백이 있다고 봤다. 초기 기업의 성장 공백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 금액을 기존 3억 원에서 최대 5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후속 투자까지 포함하면 최대 15억 원을 디캠프가 직접 투자한다. 프론트원 입주 기간도 최대 18개월간 제공한다. 스타트업 발굴ㆍ투자 과정에서 벤처캐피탈(VC)과 협력도 특징이다.
이 외에도 기업별 전담 멘토를 배정해 사업화 목표를 설정하고 시장에서 성과를 내도록 맞춤형 밀착 액셀러레이팅을 제공한다. ▲재무와 HR 교육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 프로그램 ▲홍보 지원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타트업 사업화 및 글로벌 진출도 지원한다.
디캠프 배치는 12개월간 진행되는 육성 프로그램으로 매 분기별로 10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할 예정이다. 배치 대상 스타트업은 기업 가치 150억 원 규모(프리-A)의 스타트업이다. 사업 분야는 ICT 서비스로 제한된다. 2024년 10월 31일까지 지원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2024년 11월 30일까지 1차 선발 및 투자 심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1분기 디캠프 배치는 ▲크릿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더벤처스와 함께한다.
디캠프 배치는 디캠프의 첫 도전이기 때문에 성과를 가늠하고자 2024년 7월에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다. 프론트원 내 입사한 8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실제 멘토와 연결, 목표를 설정해 해결하는 과정을 수행 중이다. 디캠프는 파일럿 테스트에서 나온 성과와 부족한 점 등을 수집해 향후 진행할 배치 프로그램에 반영할 계획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 서현동 렌트리 대표는 "디캠프 배치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멘토를 만나 데이터 중심으로 의사결정하고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 가능했다.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기존 직관에 의존했던 부분을 탈피하고 스스로 나아가기 위한 역량을 갖춘 시간들이었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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