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점 홈런’ 맞고 뒤집히고…낯설다, 이런 모습
AL 클리블랜드 클라세 홈서 패전
‘최고액 계약’ 메츠 디아즈도 실점
평소보다 이른 등판이 문제였나
클라세가 무너지고, 디아스가 맞았다.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특급 마무리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클리블랜드 마무리 에마누엘 클라세는 8일 홈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디트로이트 좌타자 케리 카펜터에게 3점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0.61에 47세이브를 올린 ‘무적의 마무리’가 2018년 데뷔 후 처음으로 3점 홈런을 내줬다. 프로그레시브필드를 가득 메운 클리블랜드 홈팬들도 일제히 침묵에 빠졌다. 클리블랜드는 시리즈 전적 1-1로 디트로이트 원정을 떠나게 됐다.
MLB 역대 마무리 투수 최고액 계약을 따낸 뉴욕 메츠의 에드윈 디아스도 고개를 떨궜다. 전날 필라델피아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등판한 디아스는 브라이슨 스탓에게 2타점 3루타를 맞는 등 8회에만 3실점을 하며 4-6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메츠는 9회초 2득점 하며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9회말 타일러 메길이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내줬다. 메츠와 필라델피아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역시 시리즈 전적 1-1이 됐다.
클라세도 디아스도 정규시즌과 달리 9회 이전, 이른 타이밍에 등판했다. 클라세는 8회 2사 1·2루에 마운드에 올랐고, 디아스는 8회도 아닌 7회 2사 1·2루에 투입됐다. 당장의 위기는 막아냈지만, 직후 이닝에서 실점했다. 클리블랜드와 메츠는 평소보다 빠른 결단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말았다.
이들뿐 아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도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휴스턴의 좌완 마무리 조시 헤이더는 지난 3일 와일드카드 2차전, 2-2 동점이던 8회초 2사 1·2루에 등판했지만, 볼넷 허용 이후 주자 싹쓸이 3루타를 맞았다.
헤이더 이적 이후 밀워키 마무리를 꿰찬 데빈 윌리엄스의 패전은 더 충격이 컸다. 2-0으로 앞선 9회초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던지는 윌리엄스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메츠의 피트 알론소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았고, 후속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클라세와 디아스, 헤이더와 윌리엄스는 시즌 최고의 불펜 투수에게 수여하는 ‘마리아노 리베라상’(아메리칸리그)과 ‘트레버 호프먼상’(내셔널리그)을 도합 8차례나 거머쥔 최고의 마무리 투수들이다. 올해 가을, 손쓸 도리 없는 자연재해 같은 마무리 붕괴가 이어지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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