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R&D 예산 문제 거듭 지적…유상임 장관 "철저 감독하겠다"(종합)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8일 세종시 과기정통부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 연구개발(R&D) 예산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잇단 지적에 "우려가 없도록, 대형 과제부터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답했다.
과기정통부 소관 기관에서 벌어진 '갑질' 등 문제 지적에는 "송구하다"며 재발 방지 의지를 밝혔다.
이날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한양대 김 모 교수가 올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으로 수주한 연구비 7억6천만원 규모 연구과제를 예로 들며 "이 과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연구 부분을 3억여원의 수의계약으로 용역 과제를 줬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맡은 과제는 지난 6월 KT 컨소시엄이 수주한 4년간 약 160억원 규모의 '초거대 AI 기반 심리케어 서비스 지원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 의원은 이 사업 수주와 관련해 "연구계에서는 (신청 단계 이전에) 특정 교수가 된다는 말이 파다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관심이 있다는 이유로만 예산을 몰아주는 일이 없도록 장관께서 꼼꼼히 챙겨달라. 대형 R&D 과제 쪽에서 오히려 허술함이 굉장히 많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은 해당 사업과 관련해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인 또 다른 김 모 교수가 논란이 제기된 김 교수와 같은 대학 같은 센터 소속이라며 과제 수주에 이해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인수위 때 윤석열 정부 과학기술 관련 정책을 입안했다고 알려진 김 교수가 이번 프로그램 R&D 예산 지원에 역할을 했다고 본인이 언론 인터뷰까지 했다"며 "정부 요직에 있는 사람이 자기하고 아는 사람이라고 R&D 과제를 준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출석한 연구과제 수탁자 김 교수는 "이 사업은 KT에서 주관하는 사업"이라며 자신은 연구총괄이 아니며 "7억여원의 연구비를 5명의 교수가 나눠서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과제 선정에 장·차관 등 누군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느냐는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의 질의에 "심사위원 구성은 NIPA에서 풀을 구성해 무작위로 선정하는 것으로 안다"며 외부 개입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올해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글로벌 R&D 예산과 관련, "2008년 이명박 정부 때도 이와 같은 글로벌 R&D를 했는데 수준 미달의 해외 학자들이 예산을 가져가는 등 눈먼 돈으로 인식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황정아 의원은 올해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자들의 실직이 급증했다고 문제 제기했다.
같은 당 이정헌 의원은 서울 용산에 조성 예정인 용산 어린이 정원과 관련, 내년도 예산안에 과기정통부 예산도 42억여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돼 있다며 "대통령 부부 관심이 크다는 이유로 졸속으로 세워진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과학관이 여러 군데 있지만 어린이에 특화해서 체험·관람할 수 있는 시설은 한 곳뿐"이라며 "긴요한 예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어린이과학관은 여러 곳에 있으면 좋지 않나. 기왕에 시작했으니 좋은 곳을 찾아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과기정통부 소관 기관인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소장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고용노동부 포항지방노동청의 조사가 진행 중인 것과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의 회계 문제를 지적했다.
유 장관은 이에 대해 "문제가 되는 행위들이 자꾸 노출돼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관리 감독기관으로서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별히 더 노력하겠다"며 "필요한 재무감사 등을 시행하겠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또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채용 비리와 안전사고 미보고, 과제비 집행 규정 위반 등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황정아 의원의 질의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고, 속도를 내라고 독려하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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