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관세’ EU에 브랜디로 맞불 조치
코냑 등 프랑스산 브랜디 정면 겨냥한 듯
중국이 유럽연합(EU)산 브랜디에 대한 임시 반덤핑 조치를 시행한다. EU가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최고 45.3%로 확정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보인다.
8일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EU산 수입 브랜디에 대한 임시 반덤핑 조치 시행에 관한 공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부터 EU산 브랜디를 수입할 때 수입업체들은 예비판정에서 결정된 예치금 비율에 따라 중국 세관에 30.6~39.0%의 예치금을 내야 한다.
상무부는 “EU산 수입 브랜디에 덤핑이 있어 국내 브랜디 산업이 상당한 피해를 볼 우려가 있고, 덤핑과 실질적 피해 위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예비판정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EU가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했고, 이에 반발하던 중국은 1월 EU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다. 반덤핑 조사 대상이 ‘200ℓ 이하 용기에 담긴 포도주를 증류해 얻은 증류주(브랜디)’로 특정되자 중국이 코냑 등 프랑스산 브랜디를 정면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랑스는 EU 내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지지하는 국가다.
중국은 이어 6월에는 EU산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를, 8월엔 EU산 유제품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발표했고, EU는 중국의 잇따른 조치가 사실상 무역 보복이라 보고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 절차를 제기했다.
중국 정부는 EU 회원국들을 개별 접촉하며 외교전에 나섰지만, EU는 지난 4일 27개 회원국 투표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확정관세안을 통과시켰다. 투표 가결로 기존 일반 관세 10%에 더해 7.8∼35.3%포인트의 추가 관세율이 부과된다. 최종 관세율은 17.8%∼45.3%로, 이달 31일부터 5년간 적용된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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