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님의 막내딸 바다거북 40일 넘게 머물러…“이례적 장면”
[KBS 제주] [앵커]
바다거북은 예부터 제주에서 용왕님의 막내딸로 불렸습니다.
보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해녀들도 신성시한다는 건데요.
바다거북 두 마리가 얕은 해안 한 곳에서 40일 넘게 서식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의 한 갯바위 해안가 무언가 열심히 물장구를 칩니다.
국제멸종위기종이자 우리나라 해양보호생물인 푸른바다거북입니다.
자세히 보니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입니다.
정기적으로 얼굴을 내밀며 여유롭게 숨을 내뱉습니다.
해안 도로에서 육안으로 보일 만큼 가까운 곳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오승목/다큐제주 감독 : "드론으로 관찰하면 100~200m 이내. 되게 이례적인 거죠. 넓게 안 쓰고 가까이에서만 계속 먹이 활동하면서 머무른다는 점 이게 조금 새롭습니다."]
푸른바다거북 한 마리와 아직 종이 파악되지 않은 거북 한 마리.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한 달 넘게 이곳에 머문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은화/인근 상인 : "한 40일 정도 넘게 된 거 같아요. 저희가 처음 봤을 때. 태풍 온다든지 이러면 혹시나 다른 데 갔는가 싶어서 쳐다보면 또 있더라고요."]
수 천km를 헤엄치는 고도회유성 해양생물인 바다거북 한 곳에서 오랜 기간 머무는 게 포착된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김병엽/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교수 : "해녀분들한테 여쭤보면 큰 바위 사이라든가 이런 쪽에 서식하는 공간이 있대요. 그러면 소라도 까서 주고 저도 사실 말만 들었지 영상으로 확인된 건 진짜 처음이거든요."]
하지만 서식처 주변엔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부유물 물속으로 들어가자 수십 미터 길이의 버려진 그물이 펼쳐져 있습니다.
군데군데 물고기가 걸려 죽어있습니다.
바다거북이 지나다니는 길목인데요. 곳곳에 이렇게 폐어구들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먹으려다 감겨 죽을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해안에서 다치거나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만 37마리에 이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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