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음주운전에 성폭력까지”…징계 받은 지방공무원 5년새 최다

‘성비위’ 징계 지난해 최다…성폭력이 41건으로 가장 많아
‘음주운전’ 징계 400여 건 내려졌는데…파면은 2명뿐
박정현 의원 “처벌 강화도 중요하지만 예방 정책 절실해”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음주운전이나 성비위 등으로 지방공무원에게 내려진 징계가 지난해 15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개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제공받은 '2019년~2023년 지방공무원 징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공무원에게 내려진 징계는 147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기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가장 높은 수위의 '파면' 처분을 받은 공무원은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성비위로 인한 징계도 지난해 가장 많이 이뤄졌다. 유형별로 보면 성희롱이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폭력(41건), 기타(21건), 성매매(17건)가 뒤를 이었다. 이로 인한 파면은 9건에 그쳤다. 5년간의 평균을 계산해 보니 매년 지방공무원에 의해 성폭력은 35건, 성매매 11건, 성희롱 58건, 기타 성범죄 17건이 이뤄지고 있었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는 지난해 385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2명만이 파면 처분을 받았다. 음주운전이 적발된 지방공무원 대다수는 '감봉'이나 '정직' 등 가벼운 처벌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단 한 명도 파면 처분을 받지 않았다. 5년간 2000여 건의 음주운전 징계 중, 0.2%인 4명만이 파면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대덕구)이 5월31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정치권에선 처벌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예방 교육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현 의원은 "공무원 징계 수위가 강화됐으나 여전히 성비위 등 징계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처벌 강화도 중요하지만 공무원 개개인이 공직에 몸담고 있다는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 등 예방 정책에 대한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방공무원에 대한 징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시는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소속 공무원의 임명·휴직·면직과 징계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해당 자료는 자치 사무에 해당돼 국정감사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