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의료개혁과 의료민영화 무관"…논란 재차 일축(종합)

박영주 기자 2024. 10. 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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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
'민영화' 관련 법률은 "개정 추진 생각 없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4% 수용 의사 밝혀
"비상진료 우려하는 만큼 혼란 없다" 했지만
환자단체 "하찮은 존재인지 8개월간 느껴"
박민수 차관, 용퇴 요구에 "최선 다하겠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0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주 정유선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과 의료민영화는 관련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실손보험 개선 등 의료개혁 추진이 의료 민영화 추진이라는 오해가 있을 것 같다'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조 장관은 "의료 민영화 추진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들이 당연지정제 폐지, 병원 영리 영역 허용, 실손보험 규모 키워 민간보험 비중 넓힌다는 것들인데 지금 의료개혁과는 전혀 상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걸 하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한데 추진할 생각도 없다"며 "저희가 하려는 것은 필수의료, 지역의료 확충"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중증·응급진료와 관련한 실상을 설명해달라는 요구엔 "현재 저희가 보기에 비상진료에서 중증환자 위주로 진료가 집중되고 있다"며 "우려하시는 만큼의 혼란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참고인으로 국감에 출석한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회장은 의료공백 장기화에 따라 환자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며 한 백혈병 환자의 사연을 전했다.

안 회장은 "항암 치료 1차를 끝내고 2차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의료 파업으로 2주 정도 입원이 미뤄지고 그때 재발했다"며 "원래 같았으면 치료 다 끝났을 환자가 다시 1차 치료 받고 있는 걸 누가 책임지나"라고 토로했다.

안 회장은 "환자들의 생명이 의정갈등으로 희생돼야 하는 하찮은 존재인지를 8개월 동안 느끼고 있다"며 "과학적 근거와 투명한 절차로 다시 의대 정원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 다만 입시가 시작된 의대 정원보다는 2026년도 증원을 논의했음 좋겠다"고 했다.

국립대병원이 겪는 경영난을 해소해 달라는 호소도 나왔다. 남우동 강원대병원 병원장은 올해 적자를 작년의 3배로 예상한다며, 현재 전문의 당직 수당과 신규 채용 의료진에 대한 재정 지원이 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고 했다.

남 병원장은 "작년 70% 정도의 병상 가동률에서 현재 40%까지 하락한 수준이고 특히 교수진의 추가 이탈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상당히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 장관은 "더 소통해서 긴급 자금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10.08. kch0523@newsis.com


조 장관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선 소득대체율 44%를 받아들일 수 있다며 열린 자세를 취했다.

조 장관은 '국민연금안 (소득대체율) 42%에서 44% 사이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44% 이상이 되면 거부권 행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냐'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서 의원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예"라고 거듭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어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가 되도록 정부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숙의토론회에 참석했던 시민 56%는 보험료율을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안을 선택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제시한 소득대체율 44%를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끝내 합의에 실패한 채 국회 임기가 종료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2%로 하는 모수개혁안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 정부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과 세대별 보험료율 인상 차등화도 포함됐다.

조 장관은 연금개혁안이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같이 연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부 입장은 모수개혁의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을 정하는 데 있어 구조개혁도 같이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조개혁 범위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구조개혁을 모두 다 하면 모수개혁도 안된다"며 "모수개혁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판단에 직접 연결된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은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2차관이 지난 8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작 전 대기하고 있다. 2024.08.28. kkssmm99@newsis.com


한편 이날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의료공백 장기화와 관련해 "담당 차관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야당의 용퇴 촉구에는 거절의 뜻을 밝혔다.

박 차관은 '의료대란에 대해서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차관이 책임을 지고 용퇴하는 게 의료대란을 해결하는 출발점이고 윤석열 정부에 부담을 적게 주는 일'이라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박 차관은 "지금 직위에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인사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이 사태에 대해 책임감은 있느냐"고 묻자, 박 차관은 "그렇다"고도 했다.

앞서 박 차관은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직후 '의사'를 '의새'로 발음해 의사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박 차관은 "단순 실수"라며 "뜻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지난 9월에는 경증 환자 판단과 관련해 "본인이 전화해서 (병원을)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면 경증"이라고 발언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박 차관은 '이번 의료개혁이 성공할 것인지 아니면 의료체계가 붕괴될 것인지 어떻게 보느냐'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엔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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