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민전 사건' 이재오 재심…법원, 45년 만에 무죄 선고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정희 정권 말기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으로 수감됐던 이재오(79)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재심에서 45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권순형)는 8일 이 이사장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 재심에서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남민전 사건’은 유신 말기 박정희 정권의 최대 공안사건이다. 공안당국은 1979년 11월 ‘반독재민주화 반외세’를 기치로 결성된 지하 비밀조직인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 관련자 80여명을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등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이 이사장은 또 다른 반정부 단체인 한국민주투쟁국민위원회(민투)를 이끌고 있었는데, 민투가 남민전 산하조직이라는 이유로 체포된 뒤 징역 5년에 자격정지 5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발생 45년 만인 지난 5월 이 이사장은 재심을 신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날 재판부는 이 이사장이 남민전 활동에 가담한 근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이 이사장이 이끈 민투에 대해서도 남민전 산하 조직이라는 근거가 없고, 민투를 반국가단체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