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구의원 학비 지원 환수 '늑장 행정' 도마

광주CBS 김수진 기자 2024. 10. 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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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 올해까지 권익위에 '구의원 지원 학비 환수 여부' 통지키로
지난 7월 조례 폐지했지만 법제처 자문은 두 달 뒤 의뢰
법제처 "결과 통지까지 최소 3개월 소요"…해 넘길 수도
광주 광산구청. 광산구청 제공


광주 광산구의회가 16년 만에 구의원에게 학비를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폐지하면서 학비 환수 여부를 법제처 해석을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두 달이 지나서야 법제처에 자문을 의뢰해 늑장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8일 광주 광산구의회 등에 따르면 광산구는 지난 7월 19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공무원 위탁교육에 관한 조례'를 폐지했다.

해당 조례는 광산구의회 의원들이 지난 2008년 구청 공무원과 구의원들의 대학과 대학원 학비를 지원해 준다는 명목으로 제정됐다. 광산구청 공무원과 광산구의원은 국내 대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경우 학비 중 수업료 50% 이내를 연 2회 지원받을 수 있다.

당초 광산구는 해당 조례를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폐지하고 학비 환수도 검토하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실제 광산구는 해당 조례가 상위법인 '지방공무원 교육훈련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권익위의 설명 요구서에 "자체 법률 자문을 거쳐 재차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12월 내로 환수 조치 여부를 통지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광산구는 자체 법률자문을 요청한 이후 두 달 만에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통상 일주일에서 최대 한 달 정도가 소요되는 자체 법률자문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광산구는 지난 7월 24일 광산구청 자문 변호사 3명에게 학비 환수 조치에 관한 법률자문을 요청했다. 자문 변호사의 최초 답변은 8월 2일에 회신됐다. 가장 마지막 변호사 회신은 9월 10일에 도착해 광산구는 자문 결과를 이날 보고한 뒤 다음 날인 11일 법제처에 의견 제시를 요청했다.

자문 변호사 3명 가운데 2명은 '학비 환수를 해야 한다'고 답변했고 나머지 1명은 '학비 지급이 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고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제처 유권해석의 경우 법령해석국 소관 업무로 법제처는 광산구에 "광산구청의 학비 환수 유권해석 결과 통보에는 최소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고 통지했다.

법제처 법률 자문의 경우 별도로 상대방의 동의를 받거나 법률 자문을 받아야 하는 사전 과정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광산구는 이례적으로 변호사 3명의 법률 자문을 그것도 기한을 두지 않고 요청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공직 사회에서도 법률 자문이 필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 자문만 한 달 이상 소요한 것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시 A구청 관계자는 "자체 법률 자문보다 법제처의 해석이 중요하다"며 "법제처 유권해석을 통보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돼 자체 자문 없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B구청 관계자는 "자체 법률 자문은 통상 일주일 내로 답변을 받고 길어도 한 달을 넘기지 않는다"며 "절차상의 문제는 없으나 광산구의 법제처 의견 요청은 통상적인 사안에 비해 두 배 이상 지연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 법률 자문에 대해 "언제까지 자문을 달라고 기한을 정해야 하는 규정은 없다"며 "환수 조치처럼 조속한 판단으로 빠른 조치가 요구되는 경우 답변 기한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광산구는 휴가 기간이 겹치면서 자체 법률 자문에도 회신이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광산구 관계자는 "마지막 회신을 받은 날 바로 검토를 거쳐 다음날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며 "협약을 맺은 변호사들에게 조속한 판단을 요청했지만 수일이 걸린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반드시 3명에게 자문을 구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변호사 1~2명의 해석만으로는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광산구가 학비 환수가 어렵다는 답변을 해줄 수 있는 변호사를 찾기 위해 3명에게 자문을 받은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광산구가 법제처 유권해석을 뒤늦게 요청하면서 당초 권익위에 약속했던 올해 안에 학비 환수에 대한 입장을 통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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