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v. 윤석열>① 박영수, ‘대검중수부 조우형 불입건’ 성공보수 1억 원
뉴스타파는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증거기록에서 조우형과 박영수 변호사 측이 맺은 법률자문 계약서를 찾았다. 계약 금액은 1억 5000만 원, 계약일은 대검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수사에 착수하기 직전이던 2011년 3월 1일이다. ‘갑’은 조우형이 운영하던 부산저축은행 차명SPC 벨리타하우스이며, ‘을'은 박영수 변호사가 운영하던 법무법인 산호다.
뉴스타파는 또한 이 법률자문 계약서로 인해 당시 박영수 변호사 측이 대검중수부 수사를 받던 조우형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계약 금액은 어떻게 책정된 것인지에 대한 조우형의 진술도 확인했다.
2011년 3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 당시 대검 중수 2과장이던 윤석열이 주임검사를 맡았다. 수사가 시작되자 조우형은 김만배의 소개로 박영수 변호사를 찾아갔다. 조우형은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의 친인척이자 차명 SPC를 여러개 운영한 인물로 수사 대상이었다.
2021년 10월, 조우형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박영수 변호사를 찾아가긴 했으나 박 변호사가 수임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제출 자료 선별 자문만 받았으며, 도움을 준 허OO 변호사에게 골프 접대를 한 번 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조우형: 박영수 특검이 안 맡았다니까요. 수임을 안 하셨어요. (중략) 그때 뭐 얘기 듣더니 야, 피의자도 아니고, 참고인도 아직 아니고. 그냥 증거제출요구인데 내가 수임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그 밑에 다른 변호사 그냥 시키시고 그분도 해준 게 증거 제출하기 전에 한 번 보고, 이거 내라고 그냥 그거 한 번 해주신 것밖에 없어요.
봉지욱 : 그거에 대한 수임료는 내신 거고요?
조우형: 수임료라고 할 금액도 아니었어요.
봉지욱: 자문료.
조우형: 골프 한 번 치고 그냥. 제가 그분(박영수 변호사 측 허OO변호사) 예, 그냥 한 번 해드린 것밖에 없어요. 그 박영수 특검이 아니라 그 담당하셨던 분 있잖아요. 그분 한 번 그냥 대접했던 것밖에 없어요.
- 조우형 2021년 10월 JTBC와의 인터뷰 중 일부
조우형은 지난해 7월 11일 피의자 신문에서는 2011년 대검중수부 수사 당시 박영수 변호사 측이 한 일은 ‘전화 상담’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영수 변호사가 운영한 법무법인 산호 소속 허 모 변호사의 참고인 진술에서는 박영수 변호사 측이 조우형을 선임한 선임계도 내지 않았고, 검찰과 법원에 제출할 서류 한 장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허 모 변호사는 다른 사건은 다 기억나는데 조우형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대체 조우형은 왜 박영수 변호사에게 1억 5000만 원이나 되는 수임료를 준 걸까. 지난해 7월 조우형은 2011년 6월경 박영수 변호사 측이 불입건 됐으니 성공보수로 1억 원을 요구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조우형과 박영수 변호사가 당초 5000만 원 가량의 법률 자문계약을 맺었다가, 조우형이 대검 중수부 수사에서 빠져나가자, 즉 입건이 되지 않자 박영수 변호사 측의 요구로, 성공보수 1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박영수 측이 조우형에게 성공보수를 요구했다는 2011년 6월은, 대검중수부 수사팀이 부산저축은행 경영진 등 핵심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긴 직후였다. 조우형은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의 친인척이자 차명 SPC를 여러 개 운영했지만 입건도 되지 않고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이러한 정황은 겉으로는 선임계도 내지 않는 등 변호사로서의 역할을 거의 하지 않은 박영수 변호사 측이 실제로는 조우형이 대검중수부 수사를 빠져나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짐작케 한다. 대검 중수부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수사팀을 이끌던 윤석열 주임 검사가 박영수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을 봐줬다는 세간의 의혹, 또 뉴스타파가 지난 2022년 3월 6일 보도한 ‘김만배 신학림 대화 녹취록’ 기사에서 김만배 씨가 말한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김만배: 그 당시에 윤석열이 (대검찰청 중앙 수사부)과장. 박길배, OOO이 남편이 주임검사야. 그래서 박영수를 소개해 줘. 내가
신학림: 아, 조우형한테?
김만배: 응. 박영수 변호사를
신학림: 응. 그래도 나름대로 거물을 소개해 줬네.
김만배: 왜냐하면, 나는 형. 그 혈관을 다 아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
신학림: 응. 통할 만한 사람을.
김만배: 통할 만한 사람을 소개한 거지(중략) 부산저축은행 회장 구속, 부회장 구속, 조우형 무혐의. 이렇게 해서 끝나…
- 김만배 신학림 대화 녹취록 중 일부
검찰은 지난해 9월 뉴스타파 등을 상대로 특별수사팀까지 꾸린 이후 지금까지 줄곧 대장동 사업이나 조우형 관련 비리는 2011년 대검중수부의 수사대상이 아니었고, 박영수 변호사 등 조우형 측의 수사 무마 청탁이 없었으며, 따라서 당시 대검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담당한 윤석열 수사팀이 조우형을 봐 줄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우형이 박영수 변호사 측과 법률자문 계약을 맺고, 대검중수부에 의해 입건되지 않자 1억 원의 성공보수를 주기로 했다는 기록과 당사자인 조우형의 진술은 그간 검찰이 반복해온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황 증거다.
지난달 24일 열린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이른바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1심 공판에서 뉴스타파 변호인 측은 박영수 변호사의 성공보수 1억 원을 변호인의견서에 넣어 제출하고, 프리젠테이션을 통해서도 공개했다.
뉴스타파 최윤원 soulabe@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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