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김건희·이재명’ 공방전 펼친 법사위 국정감사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틀째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4년 넘게 수사한 검찰이 지금까지 김 여사를 기소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그 이유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열린 법사위의 법무부 등 국정감사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먼저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야당 의원들은 검찰이 김 여사가 연루된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이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불기소하면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박 장관에게 “2021년부터 검찰이 중요한 자료를 수집했는데 왜 (김 여사를) 기소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과거 주가조작 사건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범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정황 등을 검찰이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는 최근의 언론보도 내용을 추궁한 것이었다. 이에 박 장관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배제된 상태에서 이 사건을 수사했던 사람들이 이 내용만으로 기소가 가능하다면 왜 처리를 못했을까”라며 “그 이유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해당 보도들은) 2021년 10월, 11월경에 수집돼 있던 자료들이다. 숨기거나 감추거나 한 게 아니고 법정 증거로까지 제출된 자료”라며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과거 수사팀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회복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사건은 2020년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이후로 그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 5월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회복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장관은 “(검찰총장의) 지휘권 행사와 관계 없이 수사 부서에서 최선을 다해 처리할 것”이라며 지휘권 회복에 나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야당 의원들과 박 장관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과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 명품백 불기소 조사 내용을 보면 ‘촉법여사’라고 말해야 하나 싶을 정도”라며 “무혐의 결론을 내놓고 (조사)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공직자와 공직자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하는 것만으로도 범법”이라고 하자 박 장관은 “법 조항의 선언적 의미는 그렇지만 처벌 규정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씨로부터) 3억6000만원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공천에 개입한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 ‘코나아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대행사라면 지역화폐 발행·관리 수수료만 가져가야 하는데 코나아이는 낙전수입(유효기간 내에 이용자가 사용·환불하지 않은 금액)을 가져갔다”며 “대장동 비리와 아주 유사한 구조”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 코나아이의 불법성은 확인됐다”며 “2020년 경기도의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경기도도 인지했지만 당시 이 대표가 지사로 있던 경기도는 덮고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음주운전 사건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다혜씨가) 일부러 희생한 것 같다’며 착한 음주운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음주운전에 대해선 철저하게 처벌돼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있다. 그에 맞는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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