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용산 관저 공사 업체들 공공 입찰 ‘수주 대박’, 누구 덕인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들이 정부 공사를 대거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저 한옥 정자 시공업체인 원탑종합건설은 법무부가 발주한 254억원 규모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신축 공사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설계·감리 용역을 맡았던 희림종합건축사무소는 117억원 규모의 법무부 주관 용역을 따냈다. 두 업체 모두 김건희 여사와 인연이 있는 곳이다.
원탑종합건설은 지난해 10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시작인 한옥을 일부 보완해 대통령 관저에 설치했다. 김 여사가 비엔날레에서 직접 이 작품을 보고 호평한 이후다. 원탑은 비엔날레 폐막 후인 지난해 10월29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시공사에 입찰했고, 11월15일 최종 후보로 선정돼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입찰 금액 평균에 가장 가까운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조달청은 입찰 업체 234곳 중 4곳을 ‘입찰서와 산출 내역서 금액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외시켰다. 4곳도 포함됐다면 다른 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이 컸다는 뒷말이 나왔다.
이 사업의 설계는 희림건축이 따냈는데,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주관 전시회를 세 차례 협찬한 업체다. 특히 희림건축은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법무부로부터 14건, 117억원의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업체가 2022년 3월 대선 이전 2년8개월 동안 법무부와 계약한 57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관저 공사 업체의 ‘수주 대박’에 김 여사와의 인연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관저 공사는 의문투성이다.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 후원사인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수의계약으로 관저 공사를 총괄하면서 다수의 위법 행위가 발생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업체를 누가 추천하고 어떤 근거로 선정했는지, 예산은 얼마 들었는지를 규명하지 않았다. 당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으로 관저 이전을 담당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은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21그램을 누가 추천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김 여사는 아니다”라고 했다. 21그램 대표 등은 이날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불출석했는데, 떳떳하다면 국감을 회피할 이유가 있었겠는가.
관저 공사를 김 여사가 친분 있는 업체를 통해 짬짜미로 진행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다. 그런 업체에 정부 공사를 몰아줬다면 더욱 용납하기 어렵다. ‘이권 카르텔’을 의심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이런 일이 법무부에서만 벌어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모든 부처와 공공기관을 상대로 유사 사례를 전수조사해 실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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