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면 '취업' 떠먹여주는 KB굿잡"…고딩·장병까지 1만5000명 몰렸다
"공고 게시대에서 명함을 너무 많이 가져와서 다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수도권 대학에서 고분자공학을 전공한 이희재씨(28)는 손안에 한 움큼 쥔 명함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 씨는 '신성장산업' 관련 기업들이 많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경기도 KB굿잡(JOB) 페스티벌'을 찾았다. 이 씨는 "경기도가 서울보다 엔지니어 직무 관련 일자리가 더 많아서 이번 행사장을 찾았다"며 "부스 3~4곳을 봤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서둘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이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주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1만5000여명의 구직자와 200여개 기업 관계자들로 오전부터 발디딜 틈이 없었다. 국민은행이 2011년부터 26회째 열고 있는 KB굿잡 페스티벌의 누적 방문자수는 120만명을 넘어섰고 55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일자리도 4만개 이상 연결하면서 단일 규모 국내 최대 취업박람회로 자리 잡았다.
올해 국민은행은 경기도와 함께 페스티벌을 주최했다. 경기도에서 중점 산업으로 육성 중인 신성장산업 분야를 위한 '경기도 신성장산업 체험관' 구역도 따로 마련했다. AI(인공지능)와 반도체, 2차전지 등 29개 관련 산업 분야 기업이 부스를 운영했다.
해당 구역에 부스를 차린 한 중견기업 인사 담당자는 "구직자들도 많은 기업이 모이고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어서 다른 취업박람회보다 더 많이 찾는 것 같다"며 "이공계 직무만을 모아둔 취업박람회보다 더 많고 다양한 지원자들을 만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도 이득"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모든 기업들은 부스에 '컴퍼니보드'를 내세웠다. 기업의 강점을 구직자들에게 스티커를 통해 직관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기존에 직무 적합성 위주로 인재를 채용하던 문화에서 조직 문화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 '컬처핏'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일부 구역은 '기업컬처존'으로 운영했다. 17개 기업이 "#가족친화기업 #처음보는복지 #출퇴근시간자유" 등 해시태그(#) 형태로 구직자에게 기업의 문화를 소개했다.
타사와 차별되는 복지서비스를 내건 헬스케어 업체 엠아이텍 인사 담당자는 "우리 회사는 걷는만큼 돈을 주는 특이한 복지서비스가 있는데 이를 소개하기에 적절해 '기업컬처존'에 들어왔다"라며 "해시태그를 걸면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질문이 나와서 회사의 문화도 소개하면서 구직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굿잡의 실무책임을 맡은 박종찬 KB국민은행 팀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인사 트렌드의 올해 키워드는 '컬처핏'"이라며 "뽑아놓고 나가는 직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무연관성을 넘어 문화적합성을 설명하기 위한 취지"라고 했다.
삼일고등학교 임주혁군(18)은 지난해 상반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B굿잡 페스티벌에 이어 2년 연속 참가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운송·물류 직무 분야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그는 행사장 내 기업들이 운영하는 부스는 물론 매칭센터 등 부대시설을 방문했다. 임군은 "다양한 부대시설을 덕분에 수많은 기업부스 가운데 헛걸음 안 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좋았다"며 "오기만 하면 다 떠먹여줘 실제 취업 시장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대기업 전·현직 멘토가 운영하는 멘토링존과 구직자에게 잘 맞는 직무를 추천해주는 취업컨설팅관에는 이날 약 200여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취업특강과 기업채용설명회관, 군간부 채용관, 직업체험관, 퍼스널 컬러 이미지 컨설팅 등 참가자들의 역량을 키우는 부스를 운영했다.
특히 '취업타로' 부스는 상담을 위해서 10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재취업을 희망하는 50대 이강춘씨는 "여러 부스를 돌다가 잠깐 쉬는 김에 타로 부스를 방문했는데 너무 정확하게 맞춰서 놀랐다"라며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어서 지치지 않고 박람회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창업 희망자를 위한 'KB소호 컨설팅관'도 웬만한 기업 부스만큼 사람이 붐볐다. 해당 부스에는 국민은행 'KB 소호 컨설팅센터' 소속 전문가들이 참가해 기본적인 창업 안내부터 입지·상권 분석까지 자영업자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했다.
현재 하반기 공개 채용을 진행중인 국민은행도 자체 부스를 운영했다. 부스에는 실제 면접관으로 참여한 인사부서 관계자와 함께 신입행원들이 자리해 구직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조세훈 국민은행 인재개발부 차장은 "실제 면접에 참여한 관계자로서는 국민은행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팁을 줬다"며 "동시에 신입행원들은 실제 지원자의 입장에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구직자들이 양쪽의 시각을 다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이번 채용 박람회 종료 후에도 참가기업에게 KB굿잡 유관기관과 연계된 인재 매칭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기도와 경기도일자리재단, 무역협회,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 공공기관이 가진 풀을 적극적으로 매칭해 실제 일자리 연결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KB굿잡이 일자리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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