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할리우드와 한국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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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코다'(2021)의 주인공 루비(에밀리아 존스)는 마지막 장면에서 가족 품을 떠난다.
특히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미국 영화에서 차는 시각 기호로 자주 활용되고는 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할리우드 영화에서 한국 차가 등장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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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코다’(2021)의 주인공 루비(에밀리아 존스)는 마지막 장면에서 가족 품을 떠난다. 버클리음대 진학을 위해서다. 집안에서 홀로 청각장애가 없는 루비가 가족과 포옹한 후 꿈을 찾아가는 모습이 눈물을 부른다. 한국인이라면 그가 타는 차에도 눈길이 갈 만하다. 구형 한국 자동차 ‘아반떼’(미국 판매명 엘란트라)라서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막 대학생이 된 루비의 상황을 그리기에 낡은 아반떼는 꽤 적합해 보인다.
□ 재즈 피아니스트 서배스천(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에마 스톤)의 사랑을 그린 영화 ‘라라랜드’(2016)에서는 이런 장면이 있다. 파티를 나온 두 사람은 줄지어 주차돼 있는 차 중에 미아의 차 프리우스를 찾기 위해 차키 버튼을 연신 누른다. 로스앤젤레스시의 친환경 정책으로 하이브리드 차 프리우스가 널리 보급돼 육안으로 차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던 미아는 프리우스를 마이카로 택했을 만하다. 반면 서배스천의 차는 고풍스러운 뷰익 리비에라 컨버터블이다. 대중적 음악을 거부하는 그의 완고한 성격을 드러낸다.
□ 영화 속 자동차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황을 종종 드러낸다. 특히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미국 영화에서 차는 시각 기호로 자주 활용되고는 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할리우드 영화에서 한국 차가 등장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스크린 속 한국 차 브랜드를 보면 신기하게 여길 정도였다. 당시까진 미국인 생활에 한국 차가 깊이 파고들지 못해서리라.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상황은 완연히 달라졌다. 한국 차의 세계 시장 약진과 무관하지 않다.
□ 현대자동차가 차량 누적 판매 대수 1억 대를 달성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1967년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 지 67년 만이다. “해외 시장 진출과 기술 개발이 주효했다”는 자체 분석이 나온다. 1993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쥬라기 공원’ 수익이 자동차 150만 대 수출과 맞먹는다”며 영화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0년 사이 한국 영화는 경이로운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의 갈채를 받다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꾸준한 성장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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