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력평가원 "문제집 표지갈이 안 해…많이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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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검정 신청 자격을 충족하기 위해 과거 출판했던 문제집의 표지만 바꿔 재발간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국학력평가원은 8일 "표지갈이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야당에서는 한국학력평가원이 검정 신청 기준을 맞추기 위해 10여년 전 문제집을 표지갈이했다고 질타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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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본문 새로 찍어"…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검정 취소 여부 판단 어렵다"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교과서 검정 신청 자격을 충족하기 위해 과거 출판했던 문제집의 표지만 바꿔 재발간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국학력평가원은 8일 "표지갈이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수기 한국학력평가원 대표는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표지 갈이 논란에 대해 "많이 억울하다"며 "법률이나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학력평가원은 지난 8월 말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검정을 통과했다. 한국학력평가원이 발간한 새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국학력평가원의 교과서 집필에 '뉴라이트'가 참여했고, 보수적인 시각으로 현대사를 서술했다며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학력평가원이 애초 교과서 검정 신청 자격이 없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평가원은 교과서 검정을 신청하려면 '최근 3년간 검정 신청 교과와 관련된 도서를 한 권 이상 출판한 실적'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는데, 한국학력평가원은 단 한 권의 고교 문제집 출판 실적만 제출했다.
해당 도서는 2023년 발간됐음에도 내지에는 '2008학년도 수능 대비'라고 쓰여 있어 논란을 불렀다.
야당에서는 한국학력평가원이 검정 신청 기준을 맞추기 위해 10여년 전 문제집을 표지갈이했다고 질타를 쏟아냈다.
김수기 한국학력평가원 대표는 "과거 한국사 참고서 4종을 출판했고, 새로운 한국사 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영업을 위해 그 4종의 데이터를 복원해 문제집을 만들려고 했다"며 "복원 과정에서 한 권만 복원돼 발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쿽익스프레스' 파일로 돼 있던 것을 '인디자인'으로 조판 환경을 완전히 바꿔서 본문과 표지를 전부 새로 찍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표지갈이에도) 합법적인 게 있고, 아닌 게 있는데 이건 책도 다시 찍고 표시도 다시 찍고 디자인을 바꿔서 새 제품을 만들었기에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회사 책을 가지고 껍데기만 바꾼 것은 문제"라며 법 위반 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다는 논란을 받은 김건호 교육부 청년보좌역도 야당 비판의 중심에 섰다.
교육부 소속은 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할 수 없는데, 지난해 11월 교육부에 채용된 김 보좌역이 그해 12월 제출된 검정 신청서에는 교육부가 아닌, 이전 소속이 기재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김 보좌역은 이와 관련해 "(제 소속은)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전 소속을 기재한 것에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국사 교과서 검정을 맡은 평가원은 한국학력평가원의 검정 신청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승걸 평가원 원장은 "검정 공고에 안내한 대로 최근 3년 이내에 최소 1종 이상의 도서를 발행했기 때문에 한국학력평가원이 그 요건(검정 신청 자격)을 충족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표지갈이 논란이 있는 만큼 검정을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검정 합격 공고 이후 불거진 문제여서 판단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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