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강남 따라잡은 이 동네 집값에 ‘화들짝’

조문희 기자 2024. 10. 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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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원도심 재건축 단지 ‘국민평형’ 분양가 22억원
“‘준강남’ 넘어 ‘찐강남’ 수준”…고분양가 논란 이어질까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공사비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사상 최고 평당 분양가가 경기도 과천시에서 나왔다. 과천시는 '준강남'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8월까지 전국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주요 단지의 시세가 실제 서울 강남 수준으로 치솟아 고평가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프레스티어 자이' 특별공급에 2722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23.7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의 평당 분양가는 6275만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22억원대, 59㎡ 기준 16억원대에 달한다. 주변 시세와 비교할 때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도 높은 수준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평당 6000만원대라는 가격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서초·강남구 재건축 단지 수준과 비슷해 화제를 모았다. 실제 이날부터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가 특별공급 접수를 받는데, 이 단지의 평당 가격은 6539만원으로 프레스티어자이와 비슷하다.

서울과 경기도 과천시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준강남인데 쾌적한 주거 환경"…과천의 인기 비결

강남과 비슷한 집값인데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과천의 시세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평가가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KB부동산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1월 대비 5.39%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0.34%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대장 단지로 꼽히는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 8월 22억9000만원(27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분양 성적도 긍정적이다. 앞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던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 1순위 공급에는 10만3513명이 지원해 역대 2위 성적을 기록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이 7만 가구를 넘어선 상황이지만, 과천시에는 미분양 물량이 단 한 건도 없다.

과천은 강남 입지를 누리면서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춘 몇 안 되는 지역이란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당초 1970년대 '행정의 도시'로 계획된 과천은 2000년대부터 재건축을 시작해 현재 3기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프레스티어자이가 3기 재건축의 스타트를 끊은 도시다. 재건축 속도가 타 지역에 비해 빠른데다 주변 유해시설이 없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위례과천선이 2028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교통 호재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정부과천청사역 주변의 원도심을 중심으로 아래로는 지식정보타운, 위로는 과천‧주암지구가 개발 중이다. 옆으로는 서울대공원이 있어 녹지공간이 풍부하다는 점도 이점으로 거론된다.

과천 공공주택지구 위치도 ⓒ 국토교통부

신고가 속출하는 과천…"더 오른다" vs "많이 올랐다" 의견 분분

다만 과천 집값 전망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편이다. 아직 지식정보타운이 조성 중인 단계라, 인프라가 정부과천청사역, 과천역 등 원도심 주변에 집중돼있는 상황이다. 지식정보타운은 2027년까지 82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며, 현재까지 5300여 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원도심을 벗어난 과천지구의 경우 정부 주도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이 지난 8월 승인됐는데, 5년 내 1만 가구 공급이 예고됐다. 대규모 입주장이 본격화할 경우 시세가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추후 재건축 단지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프레스티어자이가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평균 분양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프레스티어자이의 평당 공사비는 677만원인 선으로 알려졌다. 과천주공 8‧9단지 등 재건축을 앞둔 인근 단지의 시공사들이 이보다 높은 공사비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져, 최고 분양가 기록을 새로 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과천을 둘러싼 '고평가, 고분양가' 논란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은행권의 대출규제가 본격화한 이후 과천의 집값 상승세가 둔화됐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과천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8월4주 0.40% 상승에서 9월 5주 0.15% 상승으로 5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0.40%→0.37%→0.33%→0.21%→0.18%→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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