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전자 아쉬운 비용통제…HBM 성과 연내 예상"

3분기 어닝쇼크 삼성전자 '6만전자' 위협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1%, 영업이익은 1452.24% 증가했고 이전 분기 대비 매출 2.89%, 영업이익은 57.34% 늘었다. 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4.07.0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증권가 전망치(10조4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주가는 장중 약세를 보이며 6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증권가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3분기 5조원 대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실적 부진 우려가 반영된 주가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8일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21% 증가한 79조원, 영업이익은 274.49% 늘어난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기준으로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 결과를 받아든 주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0시24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900원(1.4%) 하락한 6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오후 삼성전자를 228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반도체(DS) 부문의 일회성 비용(성과급)과 스마트폰, PC 수요 회복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 공시 직후 설명자료를 내고 "DS(반도체)는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며 "DX(디바이스경험) 사업부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를 보였으며, SDC(삼성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 효과로 실적이 일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성과 저조도 실적에 부진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인 HBM3E가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로의 사업화가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분기 6조4510억원에서 3분기 5조원대까지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3분기 부진을 일으킨 일부 요인들은 일회성 문제로 4분기와 이후 실적 회복을 예상했다.

김윤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으로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진했던 낸드(NAND) 수익성도 가격 반등으로 빠르게 정상화돼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구간에 진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로 유지하면서도 10~11만원대였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다만 주가가 지난 7월 대비 30% 급락했고,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반영됐다며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에는 이미 언급된 시장의 우려들이 충분히 반영됐다. 'HBM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디램 업황도 양호하다라는 안도감'만으로도 충분한 수준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반도체 업종 '톱픽' 의견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역사적 하단 영역에 불과하다. 메모리 사이클의 종료가 아닌, 단기 둔화 후 재반등과 메모리 업계의 높아진 이익 체력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한다"면서도 "거시 경제 부진에 따른 세트의 더딘 회복과 이로 인한 메모리 사이클 단기 둔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8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9만5000원으로 13.6% 내렸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공급자 중심 메모리 수급 환경이 유지되며 우려 대비 양호한 내년 업황이 기대된다"며 "연내 예상되는 HBM 시장에서 성과 확인도 반등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 관점의 매수 접근을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차증권은 글로벌 반도체 겨울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한국거래소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약한 이유는 HBM3E 엔비디아 승인 지연, 파운드리 경쟁력 약화, 부진한 3분기 실적이 원인"이라면서도 "최근 반도체 업종의 주가 하락 원인으로 블랙웰 출시 지연이 꼽히나 많은 우려에도 블랙웰 'B200'은 올해 연말 주요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 업체들에 공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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