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권력에 취한 그들의 비참한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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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시절 로마의 영토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었다.
에드워드 기번이 명저 '로마제국쇠망사'에서 지적했듯, 로마제국은 아우렐리우스 황제 이후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영국의 저명한 고전학자인 메리 비어드의 신작 '로마 황제는 어떻게 살았는가'(책과함께)는 이처럼 제국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황제의 삶, 그중에서도 그들의 사생활을 주로 살펴본 역사서다.
저자는 카이사르에서 시작해 알렉산데르 세베루스까지 300여년에 걸쳐 로마를 통치했던 30여명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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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전성기 시절 로마의 영토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었다. 영토 경계선은 스코틀랜드에서 시작해 포르투갈을 거쳐 이라크에 닿았다. 그 넓은 영토를 꽤 오랫동안 황제 홀로 다스렸다.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려면 부지런해야 했다. 법을 집행하고, 세금을 부과하며 분쟁을 중재하고 때로는 전쟁도 감수해야 했다. 삶에 지친 국민들을 위무하기 위해 축제와 스포츠 경기를 개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했다.
초인적 일정임에는 분명했다. 그래서 누구나 황제 역할을 잘할 순 없었다. 통치도 재능의 영역이었다. 낮에는 전장을 누비고, 밤에는 명상록을 쓰며 로마의 전성기를 이끈 '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같은 인물이 황제에 오른 사례는 흔치 않았다. 에드워드 기번이 명저 '로마제국쇠망사'에서 지적했듯, 로마제국은 아우렐리우스 황제 이후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기번의 지적처럼, 후배 황제들은 자체 능력을 배양하는 대신 권모술수에 탐닉하거나, 무능력하거나, 포악했다. 쾌락을 추구하고, 폭정을 행사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게다가 마음마저 좁았다. 자신은 놀면서 능력 있는 장군들이 명성을 얻는 건 시기했다. 로마가 멸망의 수순을 밟은 건 어쩌면 당연했다.
영국의 저명한 고전학자인 메리 비어드의 신작 '로마 황제는 어떻게 살았는가'(책과함께)는 이처럼 제국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황제의 삶, 그중에서도 그들의 사생활을 주로 살펴본 역사서다. 황제가 어디에서 살았고, 무엇을 먹었으며, 누구와 잠을 자고, 어떻게 여행했는지 등 미시사(微視史)의 관점에서 로마사를 서술했다. 저자는 카이사르에서 시작해 알렉산데르 세베루스까지 300여년에 걸쳐 로마를 통치했던 30여명을 조명했다.
책에 따르면 로마 황제는 먹는 것에 몰두했다. 황제는 궁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했다. 그 과정에서 권력욕에 기반한 가학적인 취미를 과시했다. 가령 칼리굴라는 노예를 짐승만도 못하게 다뤘는데, 물건을 훔친 노예의 양손을 잘랐다. 이어 시종을 시켜 노예의 목에 줄을 묶은 후 만찬회장에서 끌고 다녔다. 만찬에 초대된 손님들은 공포감 속에서 그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황제가 식사에만 신경 쓴 건 아니다. 검투사 경기, 전차 경주, 극장 공연 등 대중오락도 즐겼다.
궁은 여흥을 즐기는 곳이었지만 황제 자신의 묫자리가 되기도 했다. 칼리굴라는 궁궐 안에서 이동하던 중 불만을 품고 달려든 근위병 두 명에게 살해됐고, 도미티아누스와 페르티낙스도 궁궐에서 칼에 찔렸다. 코모두스는 192년 자신의 목욕탕에서 그의 개인 훈련사에게 교살당했다. 손님 식사 속에 거미를 넣거나 말똥을 섞기도 했던 괴팍한 황제 엘라가발루스는 근위대장에게 살해됐다.
저자는 이 외에도 적장자가 아닌 양자들이 제위를 세습한 로마제국의 전통, 미용사와 청소부, 참모 등 궁궐 사람들, 황제의 업무, 여가, 여행 등 로마 황제의 삶과 일, 그리고 그의 주변에서 벌어진 다양한 이야기를 조명한다. 그 과정에서 정사를 포함해 떠도는 이야기 등 여러 야사(野史)도 글의 재료로 삼았다.
이재황 옮김. 68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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