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부사장 "한국은 아시아 허브… 대한항공과 JV 큰 성과"

박찬규 기자 2024. 10. 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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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초대석] 제프 무마우(Jeff Moomaw)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부사장 인터뷰
제프 무마우(Jeff Moomaw)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부사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췄다. /사진=박찬규 기자
"델타항공에 있어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한국은 문화적 영향력이나 기술 혁신성 측면에서 아시아 어떤 국가와도 차별화됩니다. 지리적으로는 중요한 관문 역할을 하는데 미국 여행객들은 한국을 직접 방문하는 것 외에도 동남아시아로 이동할 때도 한국을 거쳐 가는 것을 선호하죠. 인천공항은 환승 소요 시간이 45분에 불과하거든요.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어떤 공항도 이 같은 최소 환승 시간을 제공하는 공항은 없습니다."

델타항공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총괄한 지 15개월째를 맞이한 제프 무마우 부사장은 한국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이 아시아의 관문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인프라를 갖춘 데다 6년째 조인트벤처(JV) 파트너십을 이어온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한층 굳건해진 점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대한항공과의 JV도 관리하고 있다.

무마우 부사장은 "한국은 아시아 3위 경제 대국이고,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이어온 것도 중요성이 커진 배경 중 하나"라며 "특히 조지아주에만 현대차와 기아, SK 등 한국 대기업이 125억달러(약 17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한 결과로 애틀랜타 항공편도 일 1회 증편하게 됐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JV 파트너십을 체결하기 전까지 일본을 아시아의 허브로 삼았었다. 노스웨스트항공을 인수하며 기존 네트워크를 그대로 승계한 것이다. JV 설립 이전엔 일본-미국 직항 노선을 일 11회 운항했는데 현재는 6회만 운항하고 나머지 노선은 인천공항으로 옮겼다.

그는 "델타가 도쿄에 허브를 운영할 때는 미국 관광객들의 아시아 수요에 60%만 대응할 수 있었는데 현재는 대한항공과 JV 파트너십을 통해 100%를 충족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파트너와 함께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점이고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각자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여전히 델타항공에 중요한 지역이고 앞으로도 탁월한 서비스 제공 위해 노력하겠지만 연결성 측면에선 인천공항이 관문으로서 선호되는 공항임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제프 무마우 아태지역 총괄은 아시아 시장의 프리미엄 수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지난 7일 델타항공 사무실에서 만난 제프 무마우 부사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 주말이면 딸과 함께 드라이브를 다니는 것이 취미가 됐다고 할 만큼 부드러움도 갖췄다. 그의 멘트 하나하나가 진중하면서도 유쾌했다. 그는 남색 정장을 입고 빨간색 넥타이를 맸다. 이를 통해 델타항공의 컬러를 표현했다.

무마우 부사장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시장 성장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빠르게 늘어난 여행 수요는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고, 델타의 경우 올해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운항이 35% 늘었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특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가별 개성이 강하지만 강력한 여행 수요와 함께 프리미엄 경험에 집중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

그는 "델타항공은 팬데믹 기간에 자본을 쌓아두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 기간으로 활용했다"며 "LA(로스엔젤레스), JFK(뉴욕), LGA(뉴욕, 라구아디아) 등 미국 주요 공항에 신규 터미널을 18개월 앞당겨서 오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태지역은 델타 원, 델타 프리미엄 셀렉트, 컴포트 플러스, 메인 캐빈 등 4개 등급의 좌석을 운영하며 다양한 수요에 대응했고, 특히 프리미엄에 집중한 결과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펜데믹 이후 델타항공은 매출원 다각화 노력을 기울였고 로열티, 공항/기내 프리미엄 서비스, 화물과 MRO가 현재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특히 프리미엄 좌석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델타항공은 인천-솔트레이크 직항 노선을 내년 6월부터 취항한다. /사진=델타항공
그는 JV 환경 변화도 언급했다. 20년 전 항공 파트너십이 시작됐을 때는 노선을 연결하는 데만 관심을 가졌을 뿐 다른 항공사와의 연결성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파트너 항공사마다 제공하는 고객 경험이 모두 달라 일정한 서비스 품질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에 델타항공이 가장 많은 투자를 한 부분 중 하나가 '매끄러운 고객 경험'(seamless customer experience)이다. 파트너와 함께 한 방향으로 통합된(align) 서비스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고객이 이용하는 항공사 간의 일정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무마우 부사장은 "이 같은 모델을 델타와 함께 도입한 최초의 항공사는 대한항공"이라며 "대표적 사례를 들자면 스마트폰의 대한항공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서 델타항공에 체크인이 되고 반대 경우도 가능한 양방향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파트너 항공사 간의 유기적인 관계는 공항 서비스에서도 빛을 발한다. 인천공항에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JV 서비스센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두 항공사 직원이 함께 일한다. 여러 상황을 함께 모니터링하며 탑승객을 놓친 채 항공기가 출발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일도 협력한다. 나아가 서로를 이해하도록 직원들의 순환근무도 실시한다.

델타항공이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직원'에 대한 선순환 구조다. 직원에 투자하면 직원 행복도가 높아지면서 성과가 높아지고 이는 고객관리를 더 잘하게 되고 고객들이 다시 델타를 이용하게 되는 것. 이는 결국 주주들과 이해관계자에도 이익이 된다. 델타는 수익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14억달러(약 1조8842억원)를 직원에 나눠줬는데 이는 전 직원이 연봉의 약 10%쯤을 보너스 받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는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포천지 선정 11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항공사가 됐다"며 "어떤 리더라도 팀의 성공을 지원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기본으로 하고 직원들의 포괄적 피드백을 받는 것도 중요한 문화 중 하나"라고 했다.

델타항공은 현재 새로운 기술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기내에서 무선인터넷(Wifi) 제공 등의 IT 경험은 필수가 됐다. 현재 미국 국내선엔 이미 해당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인공지능(AI)도 많은 투자를 이어가는데 핵심은 '사람'의 역량이라고 한다.
제프 무마우 부사장은 델타항공의 근본은 직원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무마우 부사장은 "직원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AI에 투자하고 있다"며 "난기류 회피 시스템도 구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장이 운항하게 된다"고 했다. "최근 MS의 클라우드 사태는 전 세계 모든 비즈니스에서 영향을 받았고 물론 델타도 해당한다. 모든 위기는 기회라고 보고 앞으로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부터 새로 취항하는 인천-솔트레이크(유타) 직항 노선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델타의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어느 도시에 갈 수 있지만 특히 한국 여행객들에게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를 추천했다.

그는 "저희가 내년부터 직항을 운영하기 때문에 추천하는 것도 있지만, 솔트레이크 시티는 미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고 사람과 문화 역시 멋진 곳이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으로 유타주 모압(moab)에 휴가를 갔을 때가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델타항공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제프 무마우 부사장은 "우리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 가지고 있고, 탄소를 줄이기 위해 가볍고 효율이 좋은 항공기로 교체하고 있다"며 "저희 캠퍼스에서 키우는 야채는 누구든 따먹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고, 벌을 키우면서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델타도 SAF(지속가능항공유) 등 바이오 에너지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SAF의 도전과제는 공급부족인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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