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어 헤즈볼라까지…대리 세력 약해진 이란, 핵무장 나서나[딥포커스]
이스라엘 매체 "최근 지진 발생, 핵폭탄 실험일 수도"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란이 핵무기 확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은 연락 두절 상태다.
쿠드스군은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와 시리아 민병대, 하마스 등 '저항의 축'을 외부에서 지원하는 부대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에서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는 한편 레바논 헤즈볼라와도 충돌을 이어가며 중동 긴장감은 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지난 1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제거 등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했다.
이에 따른 이스라엘의 재보복도 임박하며, 이란의 원유 시설과 군사 시설, 핵 시설 등이 잠재적인 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대리 세력인 '저항의 축'이 지난 1년간 이스라엘과의 충돌로 세력이 크게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나스랄라 외에도 △이브라힘 아킬 △푸아드 슈크르 △위삼 알타윌 △아부 하산 사미르 △탈렙 사미 압둘라 △모하메드 나세르 등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 아래 핵심 지휘관 8명 중 6명과 특수작전부대인 '라드완 부대'의 고위 지휘관 11명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마스와의 전쟁에서는 약 4만개 이상의 하마스 표적과 약 1000개의 로켓 발사장을 파괴했다. 약 4700개의 지하 터널을 발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NBC뉴스는 이같은 배경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대리인을 통해 중동에서 권력을 행사해 온 이란의 수십 년간의 프로젝트에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조지타운 대학교 외교대학원 교수이자 테러리즘 전문가인 브루스 호프만은 NBC뉴스에 "기본적으로 그들(이란)의 계산 전체가 산산조각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동 내 대리 세력이 약화한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저술가인 아라시 아지지 보스턴대 방문연구원은 BBC에 "이란이 효과적인 억지세력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잃었다는 것은 이란 기득권 내에서 핵무기 개발을 원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역사학자인 예지드 사이그 카네기 중동 센터의 선임 연구원은 BBC에 "이란 관점에서 보면, 남은 것은 게임체인저인 핵무장일 수 있다"며 "이란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을 것으로 보이는데, 사막 어딘가에서 핵실험을 해 이를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 협조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AEA 정기 이사회는 지난 6월 이란에 핵시설 사찰을 위한 협조를 촉구하는 '핵 사찰 협조 결의안'을 채택했으나, 이란은 나탄즈와 포르도 핵시설에 우라늄 농축 과정에 사용되는 원심분리기를 추가로 설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IAEA는 이란이 감시를 피해 우라늄 보유량을 꾸준히 늘려 왔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제재를 부활시킨 2018년 이후 우라늄 농축 순도를 높여 왔다.
이렇듯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의심해 왔지만, 이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란은 현재 2주 이내에 폭탄에 해당하는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순도 60%로 농축된 우라늄은 무기급 수준인 90% 농축 우라늄과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특히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은 2주 안에 핵폭탄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 밖에도 이란은 이미 조립 폭발 장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굳이 발사 장치가 아니더라도 육·공·해 루트를 통해서도 적에게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다만 먼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발사 이후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수 있는 탄두가 필요한데, 이란은 아직 핵탄두를 만드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란은 2003년까지는 이런 장치(핵탄두) 연구를 진행했지만, 미국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 이러한 연구를 재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이 핵탄두 작업을 완료하는 데는 4개월에서 2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장 강력한 탄도 미사일 추정 사거리는 최대 5000㎞로, 유럽 전역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비롯한 '저항의 축' 세력의 핵 개발에 날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라크가 1981년 건설 중이던 원자로를 파괴했고, 2007년에는 시리아 핵 시설을 폭격했다.
2022년에는 이란 핵 프로그램을 표적으로 삼은 '불의 전차' 훈련을 4주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5일 이란에서 지진이 발생한 점, 이튿날인 6일 공항에서 일부 항공편을 취소한 점 등도 핵실험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쥬이시프레스는 '이란 지진은 핵실험 폭발일 수도 있다'는 기사에서 이란 셈난 주 아라단에서 지난 5일 밤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것이 핵실험 폭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서아시아 전문 매체 더 크래들도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에서 핵실험이 높은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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