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교육 혁신 : PnP방식 도입의 필요성[기고/권장우]

권장우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인하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 단장 2024. 10. 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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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우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인하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 단장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소프트웨어(SW) 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국내 유수 대학에서는 이같은 흐름에 따라 우수한 SW 인력의 양성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으로 SW 중심대학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현장과의 괴리를 좁히는 데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SW 교육에서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SW·AI 분야의 최신 실무기술을 적용해 산업체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산업체 관계자의 지적은 여전히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개발자 역량과 국내 SW 교육을 통해 배출되는 인재와는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최근 산업계 현장에서 신입 사원의 채용보다, 경력직 사원 채용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학에서는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실무역량을 강화하려는 방안으로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Project-Based Learning)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목 운영을 위한 예산과 강의자 섭외 등의 문제로 최신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교육 환경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SW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 접근 방안으로 PnP(Plug-and-Play) 방식의 SW 교육을 제안한다. 올해 4월 한국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학회는 ‘Plug N Go(PnG) 연구회’를 출범시켰다. ‘Plug N Go’는 Plug-and-Play(PnP)와 유사한 개념으로 미래 SDV(Software Defined Vehicle) 기반 자율주행 자동차를 대비한 부품과 SW를 모듈화로 차량의 호환성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완성차 기업은 종속된 부품 산업을 표준화해 부품 제조사들의 판매시장을 전 세계로 넓힐 수 있다. 또 관련된 다양한 SW 개발 기업을 육성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개념을 SW 교육에 도입해 실효성을 향상하고, 한국의 글로벌 SW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교육 공급자의 입장에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학생들의 수준차이다.

SW 교육에 PnP 개념을 적용한다면,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목표에 맞춰 머신 러닝, 자연어 처리, 데이터 과학 등과 같은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 필요한 모듈을 학습하는 방식이 가능해 학생 개개인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여기에 스스로 자신의 학습 과정을 설계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촉진할 수 있다. 특정 기술이나 주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해당 분야의 모듈을 추가로 선택해 집중학습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 간의 실력 격차를 해소하고, 학생들이 각자의 속도에 맞춰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PnP 방식의 교육은 모듈화를 통해 학생들이 필요한 기술을 즉시 배우고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나 프레임워크 또는 도구들을 독립된 모듈로 생성해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이론집중형인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산업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실무 중심의 교육으로 강화할 수 있다. 아울러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 커리큘럼을 전체적으로 개편하는 수고로움 없이 새로운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커리큘럼을 개선하여 운영할 수도 있다.

특히 모듈식 강의를 통해 산업체 소속 현업 개발자들의 대학 교육 참여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현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도구(tool)를 사용해 특정 주제만 담당하고, 근무 시간 이후나 주말을 활용해 온라인 강의를 포함한 유연한 강의제 도입으로 현재보다 더 많은 현업 개발자들이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모듈형 강의와 온오프라인 혼합형 강의의 운영이 가능하도록 대학의 제도적인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대학이 PnP 개념을 통해 정규 교과의 일부를 에덱스(edX), 코세라(Coursera) 등의 온라인 플랫폼 수강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면 산업체와의 신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에게 적합한 강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온라인 강의의 장점이 부각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학생들에게 대학에서 제공하기에 제한적인 최신 기술이나 콘텐츠를 보충해 줄 수 있고, 글로벌 수준의 콘텐츠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러한 교육방식을 이용하면 SW 교육에서 중요한 클라우드 기반의 실습 환경도 쉽게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SW 교육에 모듈화 교육 개념을 도입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들이 있으나 먼저 필요한 사항은 ‘SW 교육의 표준화’다. 지나치게 모듈화된 교육은 학생들 간의 기술 격차 초래할 수 있으며, SW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은 심화/응용 교육으로의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SW 교육 표준화 마련으로 대학 간 공동 교재 개발 및 PnP 교육방식을 도입하게 되면 교육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여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콘텐츠 표준화와 교육과정의 개선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정부, 산업체, 대학 간 협력을 통해 PnP 방식을 적용한 SW 교육 혁신에 나선다면 한국의 SW 교육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 58개 대학에서 SW중심대학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SW 교육에 대한 적극적이고 실제적인 지원을 통해 다가오는 미래를 담당할 우수 SW 인재를 더욱 효율적으로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권장우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인하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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