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배고프다"···이재용, 파운드리 분사설에 답했다 [biz-플러스]

노우리 기자 2024. 10. 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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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사설에 대해 "관심 없다"며 선을 그었다.

아예 삼성전자에서 파운드리를 분사해 고객사와의 접점을 늘려야 한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우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현황을 보면, 최근 회사는 화성사업장에 있는 파운드리 라인인 'S3'에 2나노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각종 장비를 반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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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파운드리 분사설 일축
"파운드리·LSI 분사에 관심 없어"
분사에 대해 공식 언급한 건 처음
삼성전기 필리핀 MLCC 공장 방문
AI·전기차發 전장 수요 급증에
미래사업 전략 살피고 대응 당부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 법인을 찾아 MLCC 제품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
[서울경제]

필리핀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사설에 대해 “관심 없다”며 선을 그었다. 고객사 수주 부진과 실적 악화로 분사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파운드리 육성 의지를 드러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회장은 삼성전기(009150) 필리핀 공장을 찾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에서 인공지능(AI)·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7일 이 회장은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로이터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을 분사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hungry)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 회장이 파운드리 사업 분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2019년에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적이 있다. 2021년에는 기존 계획에 38조 원을 더해 171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삼성 파운드리는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율 및 수주 부진을 해결하지 못해 라이벌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신 파운드리 설비가 모여 있는 평택 사업장과 신규 공장인 테일러 팹의 투자 속도와 가동률을 조절하고 있다. 아예 삼성전자에서 파운드리를 분사해 고객사와의 접점을 늘려야 한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이 회장이 언급한 시스템LSI 사업부도 고전하고 있다. 내년 초 삼성전자 MX사업부가 출시할 갤럭시 S25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2500’이라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불발됐다. 신사업으로 점찍었던 AI 칩 설계 사업도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이 파운드리·시스템 LSI 분사설을 일축하면서 이 사업에 대한 그의 생각과 투자 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현황을 보면, 최근 회사는 화성사업장에 있는 파운드리 라인인 ‘S3’에 2나노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각종 장비를 반입하고 있다.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월 1만 5000장가량 생산이 가능한 기존 3나노 라인을 2나노 공정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라인을 구축하는대로 내년 출시할 시스템LSI 사업부의 2나노 칩 ‘태티스(코드명)’ 평가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2분기에는 평택 2공장의 ‘S5’에 1.4나노 시험 라인도 설치할 계획이다. 최악의 위기로 각종 투자를 미루거나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인 TSMC를 쫓아가기 위한 첨단기술 상용화에는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반도체(DS) 부문의 고위 경영진도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DS 경영진은 삼성의 해외 협력사들을 만나는 ‘감사의 날(A-day)' 행사 참석 차 일본과 미국에서 일정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 출장에서 협력사들은 물론 미국의 핵심 고객사인 빅테크 기업과의 회동이 있을 것으로도 추측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요한 계약 건이 없더라도 핵심 고객사들의 요구 사항을 듣고 매력적인 제안을 하기 위해 빅테크와의 회의를 마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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