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독립기념관은 건물이 아닌 정신이다

박하늘 기자 2024. 10.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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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은 이동녕 선생의 탄신 155주년 된 날이었다.

이동녕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초대 의장이다.

이동녕 선생의 고향 천안시 목천읍에는 민족의 성지, 자주독립의 상징인 독립기념관이 있다.

독립기념관은 '국가의 세금'이 아닌 '국민의 성금'으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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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늘 천안아산본부 기자

지난 6일은 이동녕 선생의 탄신 155주년 된 날이었다. 이동녕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초대 의장이다. 그가 주재한 1919년 4월10일 임시의정원 회의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임시정부 관제가 결정됐고 4월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됐다.

임시의정원은 입법기구이자 민의를 대변하는 기구였다. 군주제 국가 사람들이 새 나라를 세우기 위해 의회부터 만들었다는 사실은 민족의 자긍심이다.

이동녕 선생의 고향 천안시 목천읍에는 민족의 성지, 자주독립의 상징인 독립기념관이 있다. 독립기념관은 '국가의 세금'이 아닌 '국민의 성금'으로 지어졌다. 1982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본 국민들이 들고 일어섰고 성금 500억여원을 모아 1987년 광복절에 개관했다. 국민의 손으로 국가를 세웠고 독립을 쟁취했으며 그 기념관까지 세웠다.

천안은 독립기념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민족의 성지라는 자긍심 때문이다. 올해 처음으로 독립기념관에서 광복절 행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천안시가 나서서 명맥을 이은 것도 같은 배경이다. 광복절 당일 독립기념관 안에서 천안시의 광복절 행사와 독립기념관장 퇴진 운동이 쪼개져 벌어진 것은 실은 독립기념관을 지키자는 천안시민의 일념이었다.

정부가 새로운 독립기념관 설립 의지를 밝혔다. 245억원을 들여 서울 등에 짓겠다고 한다. 국가보훈부는 지난달 28일 보도설명자료에서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가칭)은' 25년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독립운동 분야별로 국민들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 독립기념관 건립의 이유로 "천안 독립기념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국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념관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는 논리를 댔다.

천안의 지리적 한계라니. 실소가 나온다. 그 한계는 대통령실과 국회가 있는 서울의 위정자와 공무원가 정한 것 아닐까. 부산시민, 목포시민에겐 천안이 가까운가, 서울이 가까운가.

천안은 경부선·호남선이 모두 지난다. 독립기념관 바로 앞엔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있다. 독립기념관은 천안 관광객 방문지 부동의 1위다. 천안시 집계 지난해 160만명이 다녀갔다. 독립기념관 캠핑장 지리적 여건과 주변환경, 독립기념관이 풍기는 특별함으로 예약이 치열하다. 주변에는 이동녕 선생 생가와 유관순 열사 생가,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아우내 장터가 있다.

독립기념관이 가진 의미와 상징을 제치고 편의주의적으로 생각하니 '지역적 한계'라는 말이 나온 것일 게다. 세수부족을 예상하는 현 시점에 수백억원을 들여 땅 값 비싼 서울에 짓겠다는 논리가 동의받을 수 있을까. 독립기념관은 건물이 아닌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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