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단식

곽우석 기자 2024. 10.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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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섭취를 중단하며 벌이는 시위를 '단식'이라고 한다.

물은 마시지만 다른 음식은 일절 입에 대지 않고 특정 사안에 대해 항의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행위다.

정상적인 생활을 해 온 사람이라면 단 3일만 음식물을 입에 대지 않아도 건강이 위태로워진다.

국민의힘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6일 오후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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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우석 세종취재본부 차장

음식 섭취를 중단하며 벌이는 시위를 '단식'이라고 한다.

물은 마시지만 다른 음식은 일절 입에 대지 않고 특정 사안에 대해 항의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행위다. 정확히 말하면 물과 함께 소금이나 간장을 조금씩 섭취하기도 한다.

물은 물론 나트륨까지 공급되지 않을 경우 사람의 몸은 단 며칠도 버틸 수 없다. 인간은 공기 없이 3분, 온기 없이 3시간, 물 없이 3일, 음식 없이 3주 밖에 살지 못한다고 한다. 정상적인 생활을 해 온 사람이라면 단 3일만 음식물을 입에 대지 않아도 건강이 위태로워진다. 보통 단식은 7일을 넘기면 건강에 적신호가 오고 10-14일을 넘기면 아사할 가능성이 높아 신중해야 하는 선택이다.

정치인의 단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명하다. 김 전 대통령은 의원내각제 개헌 반대와 지방자치제 실현을 주장하며 1990년 13일간 단식투쟁을 벌였다. 그 결과 1991년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결실을 얻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83년 5월 전두환에 의한 가택연금 당시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하며 무려 23일간 단식을 이어갔다.

정치인의 단식은 자신의 굳은 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투쟁 수단 중 하나로 종종 등장한다.

국민의힘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6일 오후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자신의 역점 사업인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관련 예산을 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시의회가 전액 삭감하자 항의의 뜻을 표하고 나선 것이다.

최 시장의 단식에 대해선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 보통 약자가 최후의 수단으로 행하는 경우가 단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 시장은 약자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가 취할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종시가 전국 유일 여소야대 광역자치단체란 점에서, 의회가 제동을 걸면 할 수 있는 수단은 하나도 없다. 시가 제출한 관련 예산안은 이미 야당의 손에 두 차례나 거부됐다. 야당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자 최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시민과 약속한 사업을 지킨다는 '충정'을 최후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쯤해선 야당도 달라져야 한다. 집행부가 예산안을 감액한 타협안을 제시한 만큼 이를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자신들의 입장은 이미 충분히 전달했기 때문이다. 박람회 예산도 시의 살림살이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란 의견이 많다. 세종시 역시 야당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행사 성공을 위한 면밀한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시민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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