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법 시대…술 판매를 금지시키자 조폭이 판치다 [역사&오늘]

10월 8일, 미국 의회 금주법 가결

금주법 시대 밀주 공장을 단속 중인 미국 경찰. (출처: National Archives at College Park, 사진(1920),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19년 10월 8일, 미국 의회가 금주법을 가결해 전 국민의 술 소비를 금지했다. 알코올 중독, 가정 폭력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순수한 의도였지만, 그 결과는 예상과는 달랐다.

미국의 금주법은 1920년부터 1933년까지 13년간 시행된 법으로, 술의 제조, 판매, 운반을 금지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에는 다양한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많은 미국인들은 술을 악의 근원으로 여기고 금주를 강조하는 기독교 근본주의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술로 인한 사회 문제, 특히 알코올 중독이 심각했고, 술과 관련된 범죄율 증가가 사회 불안을 야기했다. 정치적으로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의 갈등 속에서 독일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양조장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금주법 시행 초기에는 알코올 소비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1920년대 음주량은 이전 시기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알코올 중독과 같은 사회 문제도 줄어들었고, 30%에 달하던 음주 관련 사망 사고도 10%로 줄었다

하지만 금주법에 따른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술이 금지되자 밀주 제조와 판매가 성행하며 알 카포네와 같은 갱스터들이 등장했다. 주류 산업의 붕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경제가 어려워졌다. 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회 질서가 무너지고 범죄율이 증가했다. 밀주를 완벽하게 단속하기 어려웠고, 오히려 부패를 조장했다.

결국 금주법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고, 1933년 수정 헌법 21조에 의해 폐지됐다. 미국의 금주법은 다양한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제정되었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야기하며 실패한 정책으로 기록됐다. 법의 제정과 시행의 이상과 현실의 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