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생로랑' 다작 비결…쿠로코 대장의 재규어 눈빛[EN:터뷰]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 배우 이무생 인터뷰

배우 이무생은 경성크리처 시즌2에 합류하면서 부담감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망설임 없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시즌1에서 활약한 배우 박서준, 한소희의 노력에 시즌2가 있었다며 그들에게 고마워했다. 넷플릭스 제공

'이무생로랑'

배우 이무생에게 붙여진 애칭이다. 매 작품마다 명품 연기를 선보인다는 뜻에서 이무생이라는 이름과 한 명품 브랜드를 합쳐 만들어졌다.

연기도 연기지만, 배역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그는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하겠느냐"며 맡은 배역을 모두 '사랑'으로 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이무생이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에 출연하며 쿠로코 대장 역을 선보였다.

쿠로코 대장은 1945년 경성 옹성병원에서 생체 실험을 주도한 일본군 가토(최영준) 중좌의 차남이다.

가토 중좌와 한국인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전승제약에서 가토의 실험을 비밀리에 이어가는 인물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무생은 쿠로코 대장이 그동안 맡아온 인물과는 다르다고 떠올렸다.

"절제의 끝을 보여주는 쿠로코 대장의 감정이 제가 맡았던 인물과 결이 달랐어요. 다른 색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더 기대감을 갖고 작업에 임했죠."

그는 "쿠로코 대장의 어두운 서사를 통해 그를 더 완벽하고 철두철미한 인물로 봤다"며 "그의 감정 표현을 절제된 방식으로 해석해야 나중에 뭔가를 터뜨릴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성크리처 시즌1이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옹성병원에서 일본군의 생체실험으로 탄생한 괴물과의 대결을 그렸다면, 시즌2는 2024년 서울을 배경으로 전승제약에서 계속되는 생체 실험 이야기를 다룬다. 전승제약은 가토 중좌와 일본인 아내에서 태어난 장남 신지오(박성근) 회장이 수면 위에서 운영하고, 수면 아래에선 차남 쿠로코 대장(이무생)이 비밀리에 활동한다. 넷플릭스 제공

이 같은 쿠로코 대장의 거친 삶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짐승 같은 눈빛을 의도했다.

이무생은 "눈을 움직이지 않고 먹이를 주시하는 재규어를 생각했다"며 "한순간도 놓치려 하지 않는 그 지점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떠올렸다.

액션 촬영에 대해서도 그는 "액션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검까지 든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짧고 굵게 보여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액션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무생은 "학생 때 태권도와 합기도를 배웠고 개인적으로도 운동을 좋아한다"며 "액션도 좋아하는 장르여서 또 이렇게 불러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자연스레 촬영 현장에 대한 뒷얘기도 전했다. 쿠로코 대장이 예상 밖의 행동을 하는 승조(배현성)를 불러 뺨을 때리는 장면은 현장에서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귀띔했다.

이무생은 "사실 서로 액션 합이 있었던 장면이었지만, 무술감독님의 제안으로 찍게 된 장면"이라며 "촬영한 모습을 보고 나니 쿠로코 대장이 지닌 날 것의 느낌이 나오더라. 이게 현장의 힘이라고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배우 이무생은 경성크리처 시즌1, 2를 연출한 정동윤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너무나 편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내가 준비해온 것에 살을 붙이거나 덜어내면서 방식이었다"며 "그래서 (감독님께) 더 가감없이 보여준 거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이무생은 선역과 악역을 구분하지 않고 오로지 인물만 바라본다. 그는 "배우의 입장에서 선악을 정해 놓고 가는 것은 편견이라고 생각한다"며 "작품 안에서 캐릭터를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무생만의 다작 비결(?)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늘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며 "열심히 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웃었다.

이어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나면 이 작품을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이야기한다"며 "사랑하는 만큼 작품이 보이더라"고 강조했다.

올해 공개된 작품 가운데 '경성크리처' 시즌2가 마지막이라는 이무생. 그가 꼽은 '내 인생의 명장면'은 무엇을까.

"지금 이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작품도 그렇고요. 늘 가장 최근에 임한 작품이 제일 소중한 것 같아요. 작품의 결과는 제 뜻대로 할 수 없지만, 제가 웃으면서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이 순간이 저에게는 가장 뜻깊은 순간인 거 같아요."

최근 전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시청 순위를 기록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경성크리처' 시즌2는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80개국 톱10에 오르며 국내외 시청자들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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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재림 기자 yoong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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